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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움 더하는 제천 참사 비상구 옆 손바닥 자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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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2층 여성 사우나의 창고로 불법 전용돼 막혀버린 비상구 입구. [소방방재신문 제공=연합뉴스]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2층 여성 사우나의 창고로 불법 전용돼 막혀버린 비상구 입구. [소방방재신문 제공=연합뉴스]

제천 참사 희생자 29명 중 20명 시신이 여자 목욕탕에서 발견된 가운데 2층 비상구 문 주변으로 손바닥 자국이 남겨져 주변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희생자 20명은 목욕 바구니에 막힌 비상구를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여자목욕탕에서 세신사로 일하다 화재 초기에 1층과 2층 사이 계단에서 창문을 깨고 뛰어내린 A씨는 “최근에 건물 주인이 비상구를 잠가 놓아 밖에선 열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안에서는 열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 10월 이 건물이 리모델링을 끝내고 다시 문을 열면서부터 세신사로 일했다.

화재로 대형 참사가 발생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의 2층 여성 사우나 비상구가 창고로 불법 전용돼 막혀 있다. 총 29명의 사망자 중 20명의 사망자가 이 곳에서 발생했다. [연합뉴스]

화재로 대형 참사가 발생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의 2층 여성 사우나 비상구가 창고로 불법 전용돼 막혀 있다. 총 29명의 사망자 중 20명의 사망자가 이 곳에서 발생했다. [연합뉴스]

 사진으로 공개된 비상구는 바깥쪽에서 안쪽을 향한 모습이다. 손바닥은 비상구를 오가던 탈출자나 소방대원이 이 문을 계속 열려고 시도한 자국으로 추정된다.

 A씨는 화재 당시 희생자들이 비상구만 찾았으면 탈출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하지만 숨진 이들은 목욕용품으로 거의 가려져 있는 비상구의 위치를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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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생자들이 비상구 쪽으로 갔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비상구로 가는 길은 목욕 바구니들로 꽉 찬 선반들이 상당 부분 막고 있었다. 사람 하나가 간신히 빠져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은데, 화재 이후 찍은 사진의 목욕 바구니들은 흐트러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희생자들은 대부분 중앙출입구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2층 여성 사우나의 창고로 불법 전용돼 막혀버린 비상구 입구에 손길 흔적이 남아있다. 총 29명의 사망자 중 20명의 사망자가 이 곳에서 발생했다. [소방방재신문 제공=연합뉴스]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2층 여성 사우나의 창고로 불법 전용돼 막혀버린 비상구 입구에 손길 흔적이 남아있다. 총 29명의 사망자 중 20명의 사망자가 이 곳에서 발생했다. [소방방재신문 제공=연합뉴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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