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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농업의 미래, 빅데이터 분석과 일자리 창출에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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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여인홍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여인홍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최근 우리 농업은 개방화, 고령화 등 수많은 대내외 환경변화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수입 농산물의 대대적인 공세가 이뤄지고 있고, 생산인구 감소 등 농업생산기반은 약해지고 있으며, 농업소득은 수년째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소비 트렌드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농산물 유통은 생산자 중심이었으나 최근에는 소비자가 유통을 주도하고 있다. 시장의 요구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어려운 영세 농가들은 경영난에 빠질 우려가 높다.

이런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우리 농업 현실을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따라 정보화가 가속화하면서 생산부터 유통, 소비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정보가 축적될 것이다. 주요 기상요인을 비롯하여 농가 정보, 재고 현황, 구매성향, 해외시장 정보, 수출입 동향 등 수많은 농업 관련 정보를 한데 모아 분석해야 한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지속 가능한 농업’을 중심에 놓고 앞으로의 사업 방향을 재정비하고 있다. 생산부터 소비까지 농산물 유통정보를 포괄하는 ‘농산물 유통 종합정보 플랫폼’ 구축이 그 출발점이 될 것이다. 곳곳에 산재해 있는 농업 분야 빅데이터를 과학적으로 분석한다면 농산물 수급 안정은 물론 유통비용 감축, 국내 농식품 수출 확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우리 농업 자립의 기반을 조성할 수 있다.

농업계의 또 다른 과제는 ‘일자리’다. 일자리 창출은 국가적 과제인 동시에 우리 농업이 지속해서 발전하기 위해 이루어져야 할 전제조건이다.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인재가 유입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7월 말 우리 농식품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해 출범한 ‘농식품 청년해외개척단(AFLO)’의 1기 성과보고와 2기 발대식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파견된 해외개척단 청년의 노력에 힘입어 국산 두유 제품이 신규 수출을 목전에 두고 있다는 성과가 발표됐다. 농식품 인력 양성의 필요성을 나타내는 사례이자 농식품 해외시장 개척이 유망 일자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해외시장 개척뿐만 아니라 농식품 유통과 수출 지원, 물류, 가공, 통관 등 다양한 농식품 분야 일자리가 있으며, 4차 산업혁명의 도래에 따라 새로운 일자리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축산 분야에서 활용 중인 무선인식기술, 미래 식품으로 꼽히는 배양육 연구개발(R&D) 등도 유망한 일자리로 전망된다.

농업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산업이자 앞으로도 영속적으로 이어질, 가장 오래갈 수밖에 없는 산업이다. 누구도 먹거리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농업이 당면한 현재의 과제와 미래 방향에 대해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답을 찾아가야 하는 이유다.

여인홍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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