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던 친딸에게 몹쓸 짓 한 아버지가 법정에서 한 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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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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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 누워 잠들어 있는 19세 친딸을 성폭행한 ‘인면수심’ 50대 아버지가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법정에서 ‘강간이 아닌 근친상간’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제주지법 형사2부(제갈창 부장판사)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친족 관계에 의한 강간)으로 재판에 넘겨진 오모(50)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고 15일 밝혔다.

오씨는 지난 7월 28일 오전 2시쯤 제주도 내 자신의 집 거실에서 소파에 누워 잠을 자던 딸 A(19)양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그는 인기척을 느끼고 깨어난 피해자가 울면서 고통을 호소했음에도 계속해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 과정에서 오씨와 변호인은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하면서까지 성폭행을 하지는 않았다”면서 “관계를 맺은 것은 사실이나 강간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항변했다.

우리나라에서 합의에 의한 근친상간은 처벌되지 않는다. 민법 제809조에 따라 8촌 이내 혈족 간 혼인은 금지되어 있지만, 이 촌수의 성관계에 대한 형사처벌은 규정되지 않았다. 다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강제적인 근친상간은 강간죄보다 가중 처벌된다.

재판부는 조사 과정에서 A양의 피해 진술이 일관성이 있고,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술하기 어려운 내용을 포함한 데다 친부를 무고할 동기나 사정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보고 오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보호 대상인 친딸을 강제로 추행하고 강간해 매우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 “오씨가 딸에게 용서를 구하거나 피해 회복을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점과 딸이 엄벌을 탄원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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