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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파 vs 반통합파 勢대결 벌이는 국민의당…12월 위기설 현실화

중앙일보

입력

분당(分黨)열차 출발이 가시화되고 있는 국민의당에서 통합파와 반통합파의 세(勢) 대결이 본격화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1일 오전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제40차 최고위원회의 전북현장 최고위원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1일 오전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제40차 최고위원회의 전북현장 최고위원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원ㆍ정동영ㆍ천정배 의원 등 통합에 반대하는 의원 모임인 평화개혁연대는 13일 광주를 찾아 ‘국민의당 정체성 확립을 위한 평화개혁세력의 진로와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안 대표가 10일 광주에서 통합에 대한 간담회를 한 것에 대한 맞불 차원으로 세를 과시하겠다는 취지다.

 실제 토론회에는 호남에 지역구를 둔 천정배ㆍ김동철ㆍ박지원ㆍ박주선ㆍ조배숙ㆍ정동영ㆍ장병완ㆍ김경진ㆍ최경환 의원 등이 참가하고, 비례대표 중에서도 박주현ㆍ이상돈 의원이 참가한다. 현장에 오지 못한 유성엽 의원 등은 영상 메시지를 보내기로 했다. 10일 안 대표의 토론회에는 현역 의원은 송기석ㆍ최경환ㆍ이동섭 의원만 참여했다. 이중 최 의원은 “광주시당 위원장으로 사회를 보러 갔을 뿐 통합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14일 당내 초선의원 10명의 모임인 ‘구당초’(당을 구하는 초선의원)와 연석회의 자리를 마련할 계획도 잡고 있다. 구당초에 속한 초선의원들은 평화개혁연대 참석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한 호남 중진 의원은 “국민의당 의원 중 26명(지역구 21명, 비례대표 5명)이 통합에 반대하고 있다”며 “끝까지 갈 경우 안 대표 쪽에는 소수만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에 찬성하는 의원들도 맞불을 지핀다. 국민의당ㆍ바른정당 의원 모임인 국민통합포럼은 14일 부산을 찾아 ‘부ㆍ울ㆍ경 지역경제 발전 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갖는다. 안철수 대표와 유승민 대표도 참석한다.

 당초 포럼 측은 국민의당의 심장부인 호남을 찾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유승민 대표 등 바른정당 지도부가 부산시당 이전 개소식 등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며 일정을 변경했다. 통합포럼 관계자는 “지난 11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부산시당이 중앙당과 별개로 정책연대와 선거연대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한 것에 대해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

 양측의 세력화가 본격화되며 안 대표 측에서는 “통합을 저지하기 위해 움직임도 빨라지니 우리도 12월 중에 결단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안 대표는 그동안 통합론을 꺼내면서도 통합시기에 대해서는 “먼저 당내 논의를 해보겠다”며 말을 아껴왔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호남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도 통합을 늦춰달라는 의견이 있는 만큼 의견 조율을 할 필요는 있다”면서도 “통합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계속 술수를 부리니 우리도 12월 안에는 적어도 통합을 할 지 말지 큰 가닥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통합파 내에서도 "비례대표 출당 문제만 정리되면 합의이혼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통합에 반대하는 박주현·이상돈·장정숙 의원 등의 출당 문제만 매듭짓게 되면 분당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통합 논의의 결과는 통합 찬성파와 반대파 모두에서 나온 ‘재신임’ 투표의 형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양측 모두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호남과 정치세력들이 다 떨어져 나가는데 그런 통합이 무슨 놈의 통합인가”면서도 “선출된 당 대표를 인정하지 않고 뒤에서 비판만 하는 것도 올바른 것은 아니다”라고 양측 모두를 비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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