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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응 '한국 야구의 봄' 던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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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서재응

주사위는 던져졌다. 결전의 아침, 서재응(LA 다저스)이 맨 앞에 서고 박찬호(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뒤를 받친다. 세계야구챔피언 결정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첫날, 오전 11시30분 일본 도쿄돔에서 대만과 맞붙는 한국대표팀이 컴퓨터 제구력을 갖춘 서재응을 선발 카드로 꺼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대만전은 꼭 이겨야 하는 승부다. 국내파 투수에 비해 구위에서 앞서는 해외파 선수들을 모두 동원해서라도 이기겠다. 이번 대회에 투구 수 제한(선발투수 65개)이 있기 때문에 선발이 큰 의미가 없다. 박찬호를 상황에 따라 중간에 투입해서라도 대만을 잡겠다"고 결연한 출사표를 던졌다.

선동열 투수코치는 "선발투수를 이닝 중간에 투입하지는 않을 것이다. 위기나 투구 수 제한에 걸리면 불펜진이 들어가 이닝을 마치고, 선발이 몸에 익은 선수들은 이닝이 바뀔 때 새로운 이닝부터 던지게 할 것이다. 그래야 선발투수가 보호된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선발 서재응을 비롯해 박찬호.김병현.김선우 등 해외파 선발급 4명이 모두 대만전에 대기한다는 시나리오다.

대만은 예상을 깨고 오른손 투수 린은유(성타이 코브라스)를 선발로 예고했다. 1m88cm의 장신 린은유는 지난해 대만프로야구에서 12승8패, 평균자책점(방어율) 1.72를 기록한 비밀병기다.

한국 대표팀의 타선에서는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김동주(두산)-최희섭(LA 다저스)으로 이어지는 일본-한국-미국파 삼총사가 클린업 트리오를 이룬다. 삼총사는 시범경기와 자체 청백전을 통해 모두 홈런포를 터뜨렸고(이승엽 2개) 100%에 가까운 컨디션을 과시하고 있다. 4번 타자 중책을 맡은 김동주는 "2003년 삿포로 때와는 다르다. 그때는 준비가 소홀했다. 이번에는 지난해 10월부터 준비했다. 대만 투수들의 유인구에 말려들지 않고 큰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본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대만 린화웨이 감독은 "단기전은 투수가 중요하다. 한국에는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훌륭한 투수들이 있다. 우리 팀 에이스 왕첸밍(뉴욕 양키스)이 오지 못했지만 그 부분을 보강하기 위한 카드가 있다. 좋은 승부를 펼쳐보이겠다"고 말했다. 한국-대만전에 이어 약체 중국과 1차전을 치르는 일본의 오 사다하루(왕정치) 감독은 "홈팬들 앞에서 일본이 아시아야구 최강이란 것을 또 한번 증명해 보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도쿄=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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