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국방개혁 상징이었던 장교합동임관식 7년만 폐지하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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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장교 합동임관식이 지난 3월 8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렸다. 초임 장교들이 입장하고 있다. 내년 장교 합동임관식은 2011년 도입 이후 7년 만에 폐지되면서 2017년도 행사는 마지막 장교 합동임관식으로 기록된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한민국 장교 합동임관식이 지난 3월 8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렸다. 초임 장교들이 입장하고 있다. 내년 장교 합동임관식은 2011년 도입 이후 7년 만에 폐지되면서 2017년도 행사는 마지막 장교 합동임관식으로 기록된다. 프리랜서 김성태

이명박(MB) 정부의 국방개혁 상징이었던 장교 합동임관식이 7년만 폐지된다. 이명박 정부에선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때 육ㆍ해ㆍ공군이 서로 엇박자를 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면서 3군의 합동성을 늘리는 국방개혁을 추진했다.

국방부는 내년부터 장교 합동임관식을 없애고, 이전처럼 각 군과 학교별로 졸업ㆍ임관식을 함께 연다고 11일 밝혔다.

장교 합동임관식은 합동성 강화, 일체감 조성, 행사 효율성 등을 이유로 2011년부터 육ㆍ해ㆍ공군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에서 개최됐다. 육ㆍ해ㆍ공군 사관학교와 간호사관학교, 육군3사관학교, 학군단 과정을 마친 초임 장교와 그 가족들이 참가했다.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매년 참석했다. 지난 2011년 3월 4일 이명박 전 대통령은 첫 장교 합동임관식에서 초임 장교 5309명 앞에서 “군복의 색깔은 다르지만 대한민국의 모든 군은 오직 조국의 군대, 국민의 군대”라고 강조했다.

2011년 3월 4일 첫 장교 합동임관식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초임 장교에게 계급장을 달아주고 있다. [ 사진 사진공동취재단 ]

2011년 3월 4일 첫 장교 합동임관식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초임 장교에게 계급장을 달아주고 있다. [ 사진 사진공동취재단 ]

그러나 매년 임관 예정 초임 장교와 가족들 숫자만 3만 2000여명에 달해 안전사고 발생할 우려가 늘 있었으며 편의시설 부족과 교통체증이 지적됐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장교 합동임관식에 참석하는 가족의 수를 2∼3명으로 제한하고, 가족과 친지들이 행사 수 시간 전부터 대기해야 하는 등 불편을 제기하는 민원이 많았다”고 폐지 배경을 설명했다. 수많은 인파 속에 행사가 어수선하게 진행되면서 엄숙한 장교임관식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있었다.

국방부는 장교 합동임관식 제도를 시행하기 전부터 이런 불편사항을 예상했지만 합동성을 강조하는 청와대 앞에서 국방부는 별말 없이 행사를 강행했다는 비판을 받게 됐다.

지난 3월 8일 2017년 장교 합동임관식에서 초임 장교들이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에게 경례를 하고 있다. 이처럼 초임 장교와 가족들 3만 2000여명이 몰려 혼잡을 이룬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 3월 8일 2017년 장교 합동임관식에서 초임 장교들이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에게 경례를 하고 있다. 이처럼 초임 장교와 가족들 3만 2000여명이 몰려 혼잡을 이룬다. 프리랜서 김성태

『군대를 말한다』의 저자 김진형 예비역 해군 소장은 “3군간 합동성을 키우자는 취지는 좋지만 한 장소에서 같은 시간에 계급장을 달았다고 합동성과 일체감이 형성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말했다. 그는 “영관급 계급으로 진급하면 합동성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그때 합동성을 강조하는 교육을 하는 게 더 좋은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장교 합동임관식 폐지 후 숙제가 남았다. 바로 대통령이 어느 졸업ㆍ임관식에 참석하느냐다. 각 군과 학교별 등 모두 6개의 졸업ㆍ임관식에 모두 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원래 대통령이 육ㆍ해ㆍ공군 사관학교 졸업ㆍ임관식 단상에 올랐고. 노무현 전 대통령 때는 매년 3군 사관학교 중 하나를 고르는 방식이었다”며 “내년부터는 어떻게 할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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