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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다시 구조조정 태풍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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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은행들이 감량 경영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경기가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고 있는 데다 카드채 누적.SK글로벌 사태 등 잇따른 악재로 상반기 영업 실적이 바닥을 기고 있는 데 따른 자구책이다. 본점 인력을 대폭 줄이고 중복 점포를 통폐합하는가 하면 명예퇴직 등 감원도 검토하고 있다.

◇본점 군살빼기=국민은행은 지난달 본점 인력의 10%인 2백30명을 일선 영업점으로 배치했다. 이에 따라 본점 인력은 2천2백명선으로 합병 당시 3천2백명보다 30% 정도 줄었다.

더욱이 이번엔 전산직 1백명까지 감축 대상에 포함됐다. 영업점도 창구 직원(텔러)은 전원 계약직으로 채우고 계약직이 아닌 인력은 금융 상품 판매나 상담직으로 돌릴 계획이다.

우리은행도 하반기 중 본점 인력을 20%(4백명) 줄이기 위해 1차로 2백20명을 영업점으로 보냈다. 조만간 2백명 이상을 추가로 재배치할 계획이다.

한미은행 역시 올해 안에 본점 인력 10%(1백30명)를 줄이기로 했다.

◇중복 점포 통폐합=10월 6일부터 기업 점포 38개를 통폐합하기로 결정한 국민은행은 개인 점포 80여개도 통폐합할 예정이다. 하나은행 역시 지난해 12월 서울은행과 합병한 뒤 38개 중복 점포를 줄였고, 올 하반기 중 추가 통폐합에 나설 계획이다. 합병은행들은 해외 중복 점포의 통합도 서두르고 있다.

◇명예퇴직 등 감원 추진=제일.외환은행이 각각 6월과 7월 명예 퇴직을 실시한 데 이어 한미은행도 지난달 45명의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외환은행은 론스타에 매각된 뒤 대대적인 점포.인력 조정이 뒤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 은행의 올 하반기 신규 채용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1백여명의 직원을 뽑았으나 올해는 신규 채용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A은행 임원은 "금융권 전체로 1백20여개 점포가 통합되면 줄잡아 1천명 이상의 유휴 인력이 생긴다"며 "일선 점포에서도 ATM기 등 자동화 기기가 늘고 있는 추세여서 또 한차례 인력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재홍.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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