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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금니 아빠' 이영학 부녀 법정서 진술 번복 ···공범 “살인 몰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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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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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금니 아빠' 이영학(35)씨가 공범인 지인 박모(36)씨에 대한 진술을 번복했다.

이씨는 8일 오후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이성호)가 박씨를 상대로 연 두 번째 공판의 증인으로 나섰다.

박씨는 지난달 3일 이씨의 범행사실을 알면서도 자신의 차량으로 이씨의 짐을 옮기고 이씨 부녀를 도피시키는 등 이씨의 범행을 도와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재판에 등장한 이씨는 처음엔 박씨가 본인의 범행사실을 알고 자신의 도피를 도왔다고 했다.

하지만 재판이 진행되면서 이씨는 "죄송하다. 당시 약을 엄청 먹었다. 형이랑 통화한 것과 헷갈렸던 거 같다"면서 박씨가 자신의 범행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이에 박씨는 "내가 너(이씨)한테 잘못한 게 있느냐 지금까지 별 생각을 다 했다"며 "내가 신고를 해서 네가 잡혔다고 오해를 하고 있느냐"고 호소했다.

이 말을 듣은 이씨는 눈물을 터뜨리며 "약기운에 생각이 안 났다. 형이랑 너(박씨)랑 이야기한 게 헷갈렸다.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내가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재판부에 자신이 박씨에게 살인·사체 유기 등 범행사실을 말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이씨가 박씨의 혐의를 부인하고 사과하자 박씨는 "그거면 됐다"고 답했다.

중학생 딸 친구를 유인·추행해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첫 재판을 받기 위해 16일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검찰청에 들어서고 있다. [중앙포토]

중학생 딸 친구를 유인·추행해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첫 재판을 받기 위해 16일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검찰청에 들어서고 있다. [중앙포토]

이날 재판에는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씨의 딸 이양(14)도 증인으로 나섰다.

이양도 증인신문 초반에는 박씨가 범행 사실을 알고도 도피를 도왔다고 했다. 그러나 검사의 질문이 이어지자 "사체를 유기했다는 건 아저씨(박씨)가 한 번도 안 들은 것 같다. 저도 헷갈려서 (잘못 말했다)"고 말을 바꿨다.

박씨는 지난달 17일 첫 공판에서 "차량을 태워준 사실은 맞다"면서도 "이씨와 통화하고 만난 사실은 있지만, 살인을 저지르고 쫓기는 중이라는 말은 듣지 못했다"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한편 이날 이씨 부녀는 공판 마무리 단계에서 잠시 마주쳤지만 아무런 대화도 없었으며 서로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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