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투타 '좋다, 그러나 더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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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이승엽이 지바 롯데와의 평가전에서 1회 말 솔로 홈런을 날린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한국 7-2 승, 일본 5-1 승, 대만 3-6패.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 챔피언 지바 롯데 머린스를 상대로 아시아 야구 3강이 평가전을 치른 결과다.

지바 롯데의 보비 밸런타인 감독이 "한 경기를 가지고 뭐라 말하기 어렵다"고 했지만 세 나라의 전력을 같은 저울에서 달아볼 수 있었다는 의미는 있다. 그 결과 한국은 대만보다 앞서고, 일본과는 그날 컨디션에 따라 승부가 갈라지는 전력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낸 셈이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한국대표팀이 3.1절에 일본 야구의 심장 도쿄돔에서 지바 롯데에 7-2로 낙승을 거뒀다. 한국은 선발 박찬호를 비롯, 10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려 테스트했고 간판타자 이승엽과 김동주의 홈런포 등 13안타를 폭발시켰다.

지바 롯데에서 요미우리로 이적한 이승엽은 올 시즌 자신이 홈구장으로 쓰게 될 도쿄돔 첫 타석에서 친정팀 롯데 팬들이 야유를 보내는 가운데 응원단 쪽으로 홈런을 때려 냈다. 이승엽은 6회 2사 1, 2루에서도 롯데의 주전 마무리 고바야시를 상대로 적시타를 때리는 등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이승엽은 "나는 프로야구 선수다. 팬들은 실망했겠지만 발전하기 위해 팀을 옮겼다. 홈런은 의식하지 않고 좋은 타구를 보내겠다는 마음으로 쳤다"고 말했다.

김인식 감독이 "도쿄돔 마운드에 적응시키기 위해 모두 다 던지게 하겠다"고 공언한 대로 대표팀 투수진 가운데 박명환.배영수.오승환을 제외한 10명이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 박찬호가 몸이 덜 풀린 듯 1, 2번 타자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1실점했고, 9회 마운드에 오른 정재훈이 솔로홈런을 맞아 1점을 더 내줬을 뿐 나머지는 모두 무실점으로 막았다. 특히 김병현은 6회 1이닝을 단 여섯 개의 공으로 막아내 한국 롯데와의 경기(1이닝 3실점)보다 나아진 구위를 보였다. 김병현은 "마운드에 올라가면 언제나 내가 공격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던진다. 내 몫은 1이닝이든 한 타자든 최선을 다하겠다.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인식 감독은 "타자들의 감각이 좀 나아진 것 같지만 감독은 언제나 선수들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투타 모두 아직 100%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대표팀은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평가전에서 괴물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세이부) 등 투수진이 호투, 2-0으로 이겼다.

도쿄=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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