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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 탓에 13년 누워있던 여성…약 바꾸고 일주일 만에 일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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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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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 때문에 13년 간 누워 있던 환자가 제대로 된 치료를 받고 일주일 만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사례가 알려졌다.

이 환자는 자신을 뇌병변 환자로 알고 병상에 있었지만, 알고 보니 '세가와병'이었던 것이다. 제대로 된 약을 먹고 일주일 만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30일 경북일보에 따르면 1997생 수경(가명) 씨는 만 3세가 넘어서도 제대로 걷지 못하고 까치발로 걷는 등의 증상을 보였다. 2001년 대구의 한 대학병원 재활의학과에서 뇌성마비 중 강직성 하지마비 판정을 받았다. 2005년, 2008년 수차례에 걸쳐 입원 치료도 받았지만, 2009년에는 경직성 사지 마비 진단을 받았고, 2011년에는 상세불명의 뇌성마비 진단을 받았다.

수경 씨 아버지는 국내 유명 병원뿐 아니라 중국과 미국의 병원도 방문했지만 차도는 없었다. 수경 씨는 뇌병변 장애 2급에서 1급으로 판정받기도 했다.

그러다 5년 전 기적이 일어났다. 서울의 한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던 중 물리치료사가 “뇌병변이 아닌 것 같다”고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곧바로 의료진은 대구의 대학병원에서 과거에 촬영한 MRI 사진을 본 뒤 “뇌성마비가 아닌 도파반응성 근육긴장”이라고 진단을 내렸다.

도파 반응성 근육긴장이상(dopa-responsive dystonia;DRD), 또는‘세가와병’으로 불리는 이 병증은 신경전달물질의 합성에 관여하는 효소의 이상으로 도파민 생성이 감소해 발생한다. 주로 소아에게 발생하며 소량의 도파민 약물을 투약하면 특별한 합병증 없이 치료가 가능한 질환으로 조기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근육이 긴장되는 현상으로 현상 때문에 뇌병변과 혼동된 것으로 추측된다. 발의 근육 긴장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파킨슨병과 증상이 비슷하며 보행장애 증상을 보여 종종 혼동되기도 한다.

이 병은 도파민 합성에 관여하는 효소의 이상으로 도파민이 만들어지지 않아 발생하는 질환으로서, 유전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소량의 도파민 약물을 투여하는 것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며, 장기적인 합병증이 없어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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