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리겐」이냐 「카니아」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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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며칠 앞으로 다가온 캘거리 동계올림픽에서 최다 금메달획득의 영광은 누가 차지하게 될까.
근착 외신과 외지는 캘거리 특집기사에서 남자 알파인스키의 「피르민·주브리겐」(25·스위스)과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의 「카린·카니아」(26·동독)를 각각 5관왕 후보로 지목해놓고 있다.
「주브리겐」은 활강·회전·대회전·슈퍼대회전·복합경기 등 알파인 스키의 5개 전종목, 「카니아」역시 5백·1천·1천5백·3천·5천m등 스피드스케이팅의 5개 전 종목을 휩쓸 가능성이 크다는 것.
알파인 스키의 경우 이번 대회부터 채택된 슈퍼대회전과 복합경기를 제외한 3개 전 종목을 석권한 선수들은 56년 코티나 올림픽의 「토니·자일러」(오스트리아)와 68년 그레노블 올림픽의 「장·클로드·킬리」(프랑스)등 2명뿐.
스피드스케이팅의 경우 5개 종목 전관왕은 80년 레이크플래시드 올림픽의 「에릭·하이든」(미국)이 유일하다.
87월드컵우승자이며 88월드컵에서도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는 「주브리겐」은 알파인 스키가 활강전문선수와 회전전문선수로 점점 세분화되고 있는 현 추세로 미뤄 『이 시대의 마지막 올라운드 스키어』로 불리고 있다.
침착하고 조용한 성품의 「주브리겐」은 일단 스키화를 신게되면 『그 거친 야수성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스위스팀의 「스탈데르」코치)는 감탄을 자아낼만큼 변모된 모습을 드러내는데 바로 이점 때문에 특히 여성팬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3살된 아들의 어머니이기도한 「카니아」는 1백74cm, 72kg의 여걸.
80년 레이크플래시드에서 금1개, 84년 사라예보에서 금2·은2개를 따낸 바있는 베테랑이며 현재 1천, 1천5백m의 세계최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4차례의 세계대회를 휩쓴 바 있는 「카니아」역시 단·중·장거리에서 골고루 잘하는 선수.
5백m에서는 「보니·블레이어」(미국), 3천·5천m에서는 「젠닙」(네덜란드)과의 대결이 5관왕 달성 최대의 고비다. 「카니아」 는 당초 피겨선수였으나 l6세때 팔 부상으로 6개월 공백기를 가진 뒤 스피드로 전향했다. 키가 커지고 체중이 불어나는 것을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이 주원인.
『심판들의 주관에 따라 성적이 좌우되는 피겨보다 누구 눈치보지도 않고 묵묵히 시계와 싸우기만 하면 되는 스피드스케이팅이 훨씬 내 적성에 맞는다』는 「카니아」는 피겨스케이팅의 「카타리나·비트」와 함께 동독이 자랑하고 있는 빙판의 보물단지다.<김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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