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간부들「관계기관 대책회의」성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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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학칙개정 로비에 찜찜>
○…학사징계 폐지 등 개혁적인 내용의 서울대 학칙개정안 승인여부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있는 문교부당국은 서울대측이 문교부와 민정당의 고위층을 만나 『개정학칙을 승인나게 해달라』고 로비를 벌인다는 소식을 듣고 언짢아하는 반응.
문교부 관계자는 『서울대측이 학칙 개정승인신청도 하기 전에 내용을 공개, 여론화해 버려 문교부로서는 옴치고 뛸 여유가 없다』고 불평하며 『학사징계 폐지가 교육적으로 꼭 바람직한 것인지 공개토론이라도 해봤으면 좋겠다』고 한숨.

<좌석배치도 민주화>
○…1일 법무부에서 열린 전국검사장회의는 정해창 법무부장관이 훈시에서 「검찰의 뼈를 깎는 자기 성찰」을 전례없이 강조하는 바람에 시종 숙연한 분위기.
회의에 참석했던 한 검찰간부는 부천서 성고문 사건에 대한 재정신청이 대법원에서 받아 들여진 뒤 3일만에 열린 회의여서 정장관의 훈시도 「실감」이 나더라고 전언.
이 때문에 훈시 후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는 검찰간부들이 이구동성으로 『검찰이 수사를 잘 해놓고 관계기관 대책회의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검찰만 손가락질 받고 있다』며 「대책회의」를 집중 성토했다는 것.
이날 회의는 처음으로 높낮이 없는 평면 장방형에 장관과 총장이 마주 앉고 고검장급이 그 좌우에 서열순으로 나뉘어 자리잡는 등 좌석을 「민주화 방식」으로 배열해 눈길.

<처벌은 긁어 부스럼>
○…치안본부는 최근 경찰의 중립화요구 성명을 경찰대학출신 초급간부 5명에 대해 일단 「주위환기 차원」의 경고만 하가로 정했으나 계속 이 문제가 여론화돼 마치 경찰내부에 이들의 처리를 놓고 갈등이 있는 것처럼 비춰지자 곤혹스런 표정.
치안본부가 이들을 경고만 하기로 한 것은 현시점에서 이들을 처벌, 괜스레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를 느끼지 않은데다 일부 경찰고위층까지 곁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자신들이 하지 못한 말을 초급간부들이 대신 해준데 대해 은연중 고맙게(?)생각」하고 있는 분위기인 때문.

<노동부만 샌드위치>
○…노동부는 전국 택시노동조합연맹의 중앙위원 60여명이 3일 하오부터 택시노련의 합법성 인정을 요구하며 서울여의도동 한국노총회관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가자 『올 춘투(춘계임금인상투쟁)의 저주곡을 듣는 것 같다』며 긴장된 표정.
노동부는 특히 택시노련관계자들이 『노동부가 전국 자동차노련과 택시노련의 조직대상이 중복된다는 이유로 택시노련의 자동차노련으로부터의 독립을 인정치 않고 있다』며 노동부의 「결탁론」을 들고 나오자 『두 연맹사이에서 노동부만 샌드위치가 된 꼴』이라고 푸념.

<"악순환 막아야"지적>
○…서울대가 학사제명제 폐지 등을 골자로 한 학칙개정작업을 1월 안으로 끝마친데에는 이번 학기 학사제명 대상자 구제와도 무관하진 않다는 후문.
즉 「제적후 특례재입학」식의 탈락과 복학이 되풀이되는 악순환은 이젠 증식되어야한다는 지적과 함께 개정안에 학사제명제 폐지를 담을 바에야 가급적 빨리 마무리지어 이번 학기부터라도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학내여론이 있었다는 것.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바야흐로 「서울대의 봄」이 시작되는 것 같다』고 촌평.

<직원들 자숙 분위기>
○…「도박조작」사건과·관련, 총경승진 예정간부와 말단형사 등 2명이 불구속 기소되는 수모를 겪은 서울남부경찰서는 간부와 직원들 사이에 자숙 분위기가 역력.
이와는 대조적으로 일부간부들은 『가뜩이나 경찰의 사기가 떨어진 판에 그렇게 무자비한 보도를 할수 있느냐』고 항의하며 『「빽」도 없이 38년만에 총경계급장을 달게된 사람이었다』는 등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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