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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망천리 논 1곳 액상화 '높음' 판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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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시 흥해읍 망천리 논에서 액상화 현상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뒤로 동해선 철도 포항~영덕 구간을 영업시운전하는 열차가 지나가고 있다. [중앙포토]

경북 포항시 흥해읍 망천리 논에서 액상화 현상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뒤로 동해선 철도 포항~영덕 구간을 영업시운전하는 열차가 지나가고 있다. [중앙포토]

포항 지진으로 인한 '액상화 현상' 조사 결과 망천리 논 1곳에서 액상화 지수가 '높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액상화 현상이란 물에 포화한 느슨한 모래 지반에 지진과 같은 진동이 가해지면 흙입자 사이에 수압이 상승해 지반이 약해지는 현상이다.
정부 합동조사단은 포항지진 이후 액상화 현상으로 보인다는 신고가 접수된 17건 가운데 진앙과 거리(10㎞이내), 하상 및 해안퇴적지형, 당초 기상청의 연구사업지역, 액상화 신고지역, 기존 시추조사 자료가 없는 지역 등을 기준으로 10곳을 골라 시추 조사한 결과, 이같이 판명됐다고 1일 밝혔다. 조사결과 10개소 가운데 절반인 5개소가 ‘액상화 발생 가능지반’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5곳은 포항시 흥해읍 망천리 2개소, 남구 송도동 2개소, 흥해읍 매산리 1개소 등이다. 대성아파트 등 3건은 단순 침하나 물 고임으로 액상화와 관련이 없는 현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합동조사단, 포항 10곳 가운데 5곳 액상화 발생 가능지반 #망천리 논(1번 시추공)은 액상화지수가 6.5로 ‘높음'판정 #정부, "지진으로 액상화 발생했지만 우려 수준 아니다"

지난달 19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망천리 인근 논에서 5.4 규모의 지진과 함께 발생한 액상화 현상으로 고운 모래가 쌓인 샌드 볼케이노(모래 분출구)가 형성돼 있다. 포항=프리랜서 공정식

지난달 19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망천리 인근 논에서 5.4 규모의 지진과 함께 발생한 액상화 현상으로 고운 모래가 쌓인 샌드 볼케이노(모래 분출구)가 형성돼 있다. 포항=프리랜서 공정식

합동조사단은 5개소의 액상화 발생 가능 지반에 대해 간편예측법에 의해 액상화 안전율을 산정했다고 했다. 액상화 안전율은 0.45 ~ 0.71의 범위로 기준치인 1.5 이하에 해당한다는 게 합동조사단의 설명이다.
조사단은 국내기준에는 없지만, 액상화 지반이 많은 일본에서 액상화 위험도를 판정하는 액상화지수(LPI) 방법을 적용해 이들 5곳을 다시 분석했다. 그랬더니 4개소는 액상화 지수가 5 이하인 ‘낮음’으로 판정됐지만, 망천리 논(1번 시추공)은 액상화지수가 6.5로 ‘높음’으로 판정됐다. 액상화지수 위험도는 ^0(없음) ^0~5(낮음)^5~15(높음)^15초과(매우 높음) 등 4단계로 구분한다.

 경북 포항시 장량동 한 필로티 구조 건물 1층 기둥이 뒤틀려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포항시 장량동 한 필로티 구조 건물 1층 기둥이 뒤틀려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액상화지수 ‘낮음’은 중요구조물 설계 시 상세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높음’은 구조물 설치 시 액상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우 높음은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액상화에 관한 상세한 조사와 액상화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기준은 일본의 85개 지진에 대한 액상화 피해 정보를 바탕으로 도출한 결과다.
행정안전부 정종제 재난관리실장은 “조사내용과 전문가들의 자문결과를 종합해 볼 때 포항 지진으로 액상화가 발생하였지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국민이 이번 지진으로 인한 액상화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정부합동조사단은 포항지역의 각종 개발사업으로부터 입수한 3000여공의 시추정보를 활용해 진앙지주변지역의 액상화 가능성을 보다 폭넓게 분석할 계획이다. 또 액상화 관련 추가신고가 있으면 신고 주민과의 협의를 거쳐 필요하면 추가로 시추조사를 하기로 했다.
세종=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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