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려 12시간 버스"…발리공항서 韓관광객 돕는 김갑수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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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인도네시아 발리 응우라라이 공항에 국가·항공사별로 '안내데스크'가 설치돼 있다. [사진 김갑수씨]

28일 인도네시아 발리 응우라라이 공항에 국가·항공사별로 '안내데스크'가 설치돼 있다. [사진 김갑수씨]

인도네시아 발리의 아궁 화산 분화로 한국 관광객의 발이 묶였다. 발리 응우라라이 국제공항은 29일 오전 7시(현지시각)까지 잠정 폐쇄된 상태다. 28일 낮(현지시간)까지 최소 항공기 445편이 취소됐다. 관계 당국과 업계는 한국관광객 800여 명이 현지에 남아 있는 상태라고 추정한다.

대사관 직원 대신해 '안내데스크' 설치 #김씨 "오늘 한국관광객 40~50명 상담" #"신혼부부나 친구 사이 젊은층 많아"

공항 측에서 폐쇄를 하루 연장한 28일 출국장에 한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안내데스크’가 차려졌다. 발리에서 25년 동안 산 교민 김갑수(54)씨와 다른 교민 한 명이 그곳을 지켰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25년 간 거주한 교민 김갑수씨(왼쪽). 오른쪽 사진은 28일 발리 응우라라이 공항에 설치한 안내데스크에 앉아 있는 김씨 모습. [사진 김갑수]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25년 간 거주한 교민 김갑수씨(왼쪽). 오른쪽 사진은 28일 발리 응우라라이 공항에 설치한 안내데스크에 앉아 있는 김씨 모습. [사진 김갑수]

자카르타에 있는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직원들은 공항 사정 때문에 발리로 오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김씨는 한국관광객을 위해 대사관 직원을 대신해 나섰다. 다음은 김씨와의 통화 내용.

한국 관광객이 얼마나 찾아왔나.
“오늘 하루에만 40~50명이 찾아와 상담했다. 전화 문의도 40여 건 들어왔다. 800명 정도 발리에 있는 걸로 아는데 대부분 30일이나 다음달 1일 출국이라 호텔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
찾아 오는 분은 주로 어떤 상황인가.
“대부분 어제(27일) 출국 해야 했거나 오늘 출국 예정인 분들이다. 신혼부부, 친구 사이 같은 젊은 층이 많은 편이다. 더러 가족 여행객들도 있다. 중년층들은 여행사 단체 여행으로 오다 보니 여행사 직원에게 정보를 얻는다.”
주로 어떤 걸 상담해주나.
“최대한 한국에 빨리 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현 상황에선 발리에서 버스를 타고 자와섬에 있는 수라바야로 가는 방법이 최선이다. 버스를 타고 12시간을 가야 하는데, 중간에 버스를 싣는 페리호를 30분 동안 타야 한다. 수라바야 주안다 국제공항에서 싱가포르·자카르타를 경유해 한국으로 갈 수 있다. 오늘(28일) 오후 3시에 ‘회사 출근해야 한다’며 관광객 10명이 출발했다.”
교민 피해는 없나.
“다행히 없다. 교민들이 모여 사는 공항 근처는 아궁 화산으로부터 60㎞ 정도 떨어져 있다. 바닷가로 나가야 희미하게 보일 정도다.”

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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