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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링크에만 서면 눈빛 달라져" 여자친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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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이제 스물한 살. 그러나 그에게 '쇼트트랙의 황제'라는 명칭을 붙이기에 어색하지 않다.

안현수(한국체대)는 토리노 올림픽에서 금 3개와 동메달 1개. 전 종목에서 메달을 땄다. 토리노 올림픽 최우수선수(MVP)의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번 대회 3관왕은 안현수와 진선유, 독일의 미카엘 그라이스(29.바이애슬론) 세 명뿐이다.

14년 만에 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5000m 계주에서 우승한 한국 선수들이 축하 박수를 보내는 관중에게 두 팔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답례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호진, 3관왕에 오른 안현수, 오세종, 이호석, 송석우. [토리노 로이터=연합뉴스]

이미 김기훈.채지훈.김동성 등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빙판 위의 선배들을 넘어선 안현수는 당분간 세계 정상을 놓지 않을 것이다. 이변이 없다면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추가할 수 있다. 스타트가 약점이었으나 이번 대회 500m에서 동메달을 따 새로운 가능성도 보여줬다.

안현수는 초등학교 때 스케이트를 신어 11살 때인 1996년 전국 남녀 학생종별 쇼트트랙 대회에서 통합 1위에 오르면서 유망주 대열에 합류했다. 명지중 시절에도 겨울체전에서 3연속 금메달을 따냈고, 신목고 재학 중이던 2002년 1월 세계 주니어 쇼트트랙 선수권에서 남자부 종합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안현수는 그해 솔트레이크 올림픽 1000m 결승에서 아폴로 안톤 오노 등과 부딪쳐 넘어지면서 메달을 따지 못했다.

이후 절치부심, 세계선수권과 월드컵에서 고른 활약을 펼쳤다. 안현수는 지난해 네 차례 치른 월드컵 500m와 1500m에서 각각 종합 1위에 올라 월드컵 남자 통합순위 1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 안현수의 선전은 이미 예고된 것이다.

1m72㎝의 키에 63㎏으로 선수치고는 약간 작은 편이지만 투지가 강하다. 한국체대 입학 동기인 여자친구 신단비는 "평소에는 장난꾸러기 같다가도 링크에만 들어서면 눈빛이 달라진다. 대회가 다가오면 '임시 절교'를 할 만큼 승부사의 냉정함이 드러난다"고 말했다.

안현수는 "계주 금메달은 지난 1년 동안 고생한 동료와 힘을 합쳐 만들어낸 것이라 더욱 자랑스럽다. 주변에서 4관왕에 대한 기대가 많았지만 500m에서 동메달을 딴 것만 해도 무척 기쁘다. 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을 딴 것뿐 아니라 진선유와 함께 나란히 3관왕에 오르게 된 것도 기쁘다"고 말했다.

토리노=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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