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가 양성 「아리 아카데미」개설|『꼭두극』발행인 김옥랑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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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최근 소극장은 이곳저곳에 생기는데 그 안을 채울 공연물을 만들 사람은 한정되어 있는 것이 문제예요. 필요한 훈련을 받은 좋은 연출자·연기자를 키우는 양성소를 만들자는 뜻입니다.』
오는 2월 하순 서울명륜동에 건평 1백 평 규모의 건물에 1년 코스의 공연예술가 실기훈련기관으로 아리 아카데미를 여는 김옥랑씨(43).
일반에게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얼굴이지만 김씨는 이미 84년 꼭두극단을 창단했고 86년부터는 계간 『꼭두극』을 인수하여 발행중이다. 또 동숭동에는 5백50석과 2백 석 규모외 2개 공연장을 갖춘 극장을 오는 8월 완공예정으로 짓고 있기도 하다.
아리 아카데미는 공간사랑 사무장이었던 강준혁씨와 함께 기획·추진되고 있는데 전액장학금의 「중견 예술가 재훈련반」, 수업료를 받는 대학연극영화과출신이나 대학극회출신의 「공연예술가 지망생반」으로 구분하여 운영할 예정. 교과과정은 전통무예를 바탕으로 한신체훈련, 발성과 발음훈련, 가창력 훈련 등 공연예술가에게는 꼭 필요하나 아직까지는 도외시되었던 실기중심으로 짰다.
30중반까지는 사업가의 아내로 아들 하나를 키우며 맛내기와 집치장에만 몰두하며 살았다는 그는 어느날 그 모든 것이 의미 없이 느껴지면서 무언가 보람있는 일을 찾다가 공연예술 뒷바라지하는 일을 시작했고 자신도 모르게 깊이 빠져들었다고 한다.
극장을 짓기 위해 남편을 끝없이 졸랐고, 아카데미 개원기금 마련을 위해 아끼던 그림과 패물까지 팔았다는 그는 오늘도 장학금 모금을 위한 1구좌 1개월 10만원 회비의 후원회모집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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