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이 남길 유산은?..."벤쿠버, 런던에서 배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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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리에 모인 올림픽 전문가들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호텔에서 열린 &#39;드림 투게더 서울포럼 2017&#39;에서 올림픽 전문가 및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7.11.24   jin9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한자리에 모인 올림픽 전문가들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호텔에서 열린 &#39;드림 투게더 서울포럼 2017&#39;에서 올림픽 전문가 및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7.11.24 jin9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유산(레거시)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까. 이를 논의하기 위해 세계적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서울대 국제스포츠행정가 양성사업단은 24일 오후 2시부터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하모니볼룸에서 '드림투게더 서울포럼 2017'을 개최했다. '올림픽 유산과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진행된 이번 포럼에서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의 대회 종료 후 효과적 유산 관리 방안을 도출하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이번 포럼은 사업단이 운영하는 '서울대 드림투게더 마스터'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과거 올림픽 중 성공적으로 사후유산을 관리했다고 평가받는 1988 서울올림픽, 2010 밴쿠버올림픽(겨울), 2012 런던올림픽을 치른 전문가들과 2018 평창, 2020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참석해 평창올림픽의 유산관리 방안을 논의했다.

세계의 평화와 인류화합을 기원하는 강강술래 모습 [중앙포토]

세계의 평화와 인류화합을 기원하는 강강술래 모습 [중앙포토]

1988년 서울올림픽 - '세계 속의 한국'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유산 관리를 맡았던 오지철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먼저 발표에 나섰다. 오지철 전 차관은 "서울올림픽이 전세계에 한국의 바람직한 이미지를 세우는데 큰 역할을 했다.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는 정적인 이미지를 깨고 역동성 넘치는 '다이내믹 코리아'로 바뀌는 계기가 됐다"며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국제 무대로 나온 한국은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부정적 인식을 씻고 빠른 경제성장을 이룬 나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 전 차관은 "투명하고 개방적인 사회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스포츠는 물론, 정치, 경제, 문화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Can do(할 수 있다)' 정신이 국민들에게는 자리매김하면서 자신감과 자부심이 커졌다"며 "서울올림픽은 또 국제적으로 동서 화합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셀 수 없는 유산을 남겼고,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30년이 지나도 이 유산은 살아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3면/사진/밴쿠버 올림픽 주경기장 [중앙포토]

3면/사진/밴쿠버 올림픽 주경기장 [중앙포토]

2010년 벤쿠버올림픽 - "약속'과 '참여'

존 펄롱 2010년 벤쿠버 겨울올림픽 조직위원장이 이어 연사로 나섰다. 펄롱 위원장은 "벤쿠버올림픽의 유산은 대회 유치 단계에서부터 강조된 부분"이라며 "올림픽 성화가 꺼진 뒤 실천 방안을 어필해 평창,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등 경쟁 도시들을 제치고 올림픽 유치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펄롱 위원장이 이날 가장 강조한 것은 '약속'과 '참여'였다. 그는 "대회 개최 전 올림픽 조직위에서 내건 약속을 모두 지켰다. 정해진 예산 안에서 시설을 건설하고, 대회를 운영했다"며 "또 벤쿠버를 넘어 전 캐나다인이 모두 참여하는 올림픽이 됐다. 캐나다 국민들이 주인의식을 발휘해 성공개최에 힘을 보탰다"고 역설했다.

실제로 벤쿠버올림픽은 가장 적은 돈을 쓰고도 '흑자'를 달성했다. 신규 경기장을 최소화하고 기존 시설을 활용했으며, 사후 활용에 대한 면밀한 계획을 미리 수립했기에 흑자 올림픽이 가능했던 것이다. 펄롱 위원장은 "올림픽을 준비하고 치르는 과정에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나왔다. 많은 난관을 이겨내고 성공적으로 대회를 개최한 자부심이 모든 캐나다인들의 가슴 속에 남아있다"며 "난관을 극복해낸 과정도 벤쿠버 올림픽이 남긴 유산"이라고 설명했다.

27일 오후 9시(현지시간) 런던 북동부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지구촌 최대 스포츠축제인 제30회 런던하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

27일 오후 9시(현지시간) 런던 북동부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지구촌 최대 스포츠축제인 제30회 런던하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

2012년 런던올림픽 - '동런던 도시 재생'

벤 플레처 런던유산개발회사 국장은 "런던은 올림픽 유산 때문에 대회 유치에 나섰다"고 밝혔다. 낙후된 동런던 지역의 도시 재생을 위해 올림픽이 활용됐다. 플레처 국장은 "동부 지역은 경제 사회적으로 발달이 저조한 지역이다. 환경 오염도 심했고, 전송탑도 골치거리였다"며 "땅덩이는 넓었지만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아 민간 투자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제대로 구성되기도 전부터 올림픽유산 관리 조직이 먼저 생겼다. 플레처 국장은 "여기에 참가한 전문가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전체 과정을 총괄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패럴림픽이 폐막하자마자 '변환 프로그램'에 돌입했다. 올림픽 공원을 대회 이후 100년 동안 지속할 수 있도록 변경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5개 지역을 주거 시설로 조성해 학교와 문화 시설 등이 들어섰다"며 "대회 개최 예산 92억 파운드 가운데 3억 파운드는 변경 작업에 쓰였다. 일부 경기장은 철거했고, 용도를 바꾼 경기장도 있었다. 메인스타디움은 당초 대회가 끝나면 2만석 규모로 축소할 계획이었지만 원래 규모를 유지했다. 대신 여름에는 육상 경기를 하고, 겨울에는 야구 경기도 치를 수 있도록 좌석 등 일부 용도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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