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해명했지만···의료계 "의원직 사퇴하라" 빗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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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겨냥한 게 아니다" 고개숙인 김종대...의료계 "의원직 사퇴하라" 

김종대 정의당 의원(왼쪽)과 이국종 아주대 교수. [중앙포토]

김종대 정의당 의원(왼쪽)과 이국종 아주대 교수. [중앙포토]

북한 병사 몸에서 나온 기생충 등을 공개한 것을 두고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교수)과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벌인 설전은 김 의원의 사과로 끝났다. 비판 여론이 쏟아지자 김 의원은 “이 교수를 직접 겨냥한 게 아니었다"고 말을 바꿨다. 정의당 대표도 고개를 숙였다.

김 의원은 23일 정의당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환자 치료에 전념해야 할 의사가 저로 인한 공방에서 마음의 부담을 졌다면 이에 대해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공개 사과했다. 김 의원은 사태가 진정된 뒤 이 교수를 찾아가 직접 찾아가 오해를 풀겠다는 뜻도 밝혔다.

앞서 김 의원은 이 교수의 귀순 북한군에 대한 병세 브리핑을 두고 “북한 병사에 대한 인격 테러”라고 비판했고 이 교수가 22일 “환자의 인권은 생명을 살리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박했었다.

김 의원으로선 이 교수의 반발 이후 하루 만에 물러선 것이다. 김 의원은 하지만 “국가기관의 과도한 개입과 언론의 선정적 보도, 병원 측의 무리한 기자회견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것”이란 말도 했다.

정의당도 진화에 나섰다. 이정미 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의원이 제기하고자 했던 것은 귀순 병사의 수술 과정에서 군 당국과 언론의 태도를 문제 삼은 것”이라며 “애초 본인의 취지와는 다르게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이국종 교수에 부담을 안기게 된 점은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게시판에는 ‘이 분이 정의당을 말아먹고 있다’, ‘인격테러라고 하신 건 아닌 것 같다’,‘대중들의 미움과 반감까지 가선 곤란하다’는 등의 비판 글이 쏟아졌다.

정의당과 가까운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김종대 의원에 대한 비판 의견이 나왔다. 박범계 의원은 “귀순병사의 기생충, 옥수수 등 그의 신체 상태는 귀순 이유와 관련한 것으로 매우 공익성이 큰 이슈”라며 “생명을 살린 의사로서 이국종 교수는 전 국민에게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알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사들은 김 의원은 사퇴를 요구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김 의원은 북한 병사를 사경에서 구한 이 교수를 ‘인격 테러범, 의료법을 위반한 범법자’로 자기 마음대로 규정하며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망발을 일삼았다”며 “망발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당장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7000여 명의 의사가 참여하는 대한병원의사협의회도 “환자를 살리겠다는 신념 하나만으로 치료에 매진한 이 교수에게 돌아온 것은 ‘환자 인권을 테러했다’는 정치적 비난이었다”며 “의료진에게 응원과 격려는 못 할 망정 환자 인권을 테러했다고 주장하는 건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박성훈·김선영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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