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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잔에 담긴 디저트 처음 만든 ‘신의 손’ 파티시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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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프랑스 디저트의 거장 '필립 콘티치니'와 그의 디저트. [사진 서울신라호텔]

프랑스 디저트의 거장 '필립 콘티치니'와 그의 디저트. [사진 서울신라호텔]

세계 최초로 유리잔에 디저트를 담는 베린(Verrine)을 고안한 ‘신의 손’ 필립 콘티치니(54·사진)가 최근 한국을 찾았다. 지난달 말 서울 신라호텔 ‘패스트리 부티크’와 ‘콘티넨탈’ ‘더 파크뷰’에서 디저트를 선보였다.

‘베린’ 고안한 스타 셰프 콘티치니 #“요리에 자신의 혼 담아야 감동 줘”

파리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던 요리사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18세부터 요리를 했다. 부모 영향을 받은 건 분명한데, 그는 ‘애정 결핍’이라는 좀 색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경제적으로는 부유했지만 너무 바쁜 부모를 둬 유년 시절을 외롭게 보냈다는 것이다. 일곱 살 차이 형과도 일상을 공유하진 못했다.

“부모님은 우리 형제를 사랑했지만 표현 방법은 몰랐던 거 같아요. 두세 살 무렵부터 마음속 허기를 채우기 위해 무언가 먹는 게 습관이 되어버렸어요. 그게 단맛을 찾고 만드는 과정으로 이어진 거죠. 열 살 때 처음으로 케이크를 만들었는데 모두 ‘맛있다’며 인정해줬어요. 어릴 때나 지금이나 전 디저트를 만들 때 사랑받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는 1991년 프렌치레스토랑 가이드북 ‘고미오’에서 올해의 파티시에로 선정됐다. 이어 99년엔 레스토랑 페트로시안의 셰프이자 파티시에로 활약하며 미쉐린 가이드에서 별 1개를 받았다. 그의 디저트는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과정에서 탄생한다. 베린도 그렇게 세상에 선보였다. 92년 접시에 디저트를 담는 데 한계를 느낀 그는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고 2년 후인 94년 디저트 재료를 살펴보다 와인잔이 생각났다. 소믈리에에게 와인잔을 받아 재료를 차례로 담아 맛본 순간 “세계적으로 유명해질 디저트를 찾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예상대로 베린은 세계적으로 유행했고 그를 전 세계에 알렸다.

지금까지 지켜온 그만의 원칙이 있다. 요리에 콘티치니 자신을 담는 것이다. 그는 “결과물에 자신을 담아야 그걸 먹고 보는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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