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6자회담] "美 강경파 쉽게 양보 않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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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29일 끝난 6자회담에 대해 관련 당사국 전문가들은 다양한 분석을 내놓았다. 회담이 열렸다는 자체와 솔직한 의견교환, 그리고 차기 회담을 열기로 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는 긍정론에서, 북핵 문제의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보여줬을 뿐이라는 다소 비관적인 평가도 있었다. 미·일·중·러와 한국의 남북문제 전문가들로부터 제1차 6자회담의 평가와 전망을 들어본다.[편집자]

회담 참여국들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공감했고, 다음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는 의장국 발표는 얼핏 긍정적으로 보이지만 이는 전시효과(Window-Dressing)일 뿐이다. 성공적으로 보이려고만 했지 알맹이가 없다는 얘기다.

이번 회담은 양측의 골이 얼마나 깊은지를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더군다나 북한 측이 밝힌 '핵 보유 선언 및 핵 실험 의사'는 악재다. '일단 핵보유 위치까지는 가겠다'는 입장에 전혀 변화가 없다는 의미다.

새로운 사실이 아니라거나 미 강경파들이 전개한 선전전으로 일축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6자회담 석상에서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그냥 넘어갈 대목이 아니다. 실제로 북한은 다음 회담 이전에 핵 실험, 미사일 발사를 감행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북한이 핵 개발과 관련해 지금과 똑같은 조건으로 다음 회의에 임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회담 결과를 두고 민주당.온건파 측은 다음 회담을 열기로 했으니 성공적인 출발을 했다고 볼 것이다. 따라서 부시 행정부가 진지하게 협상에 나선다면 북핵 문제를 성공적으로 풀 수 있다고 판단할 것이다.

하지만 강경파들은 정반대로 "역시 북한은 대화상대가 안된다. 북한은 결코 핵 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임이 입증됐다"며 한.중.일 등 주변국들이 미국의 입장에 동조할 것으로 기대할 것이다.

미 정부는 이번 회담 결과에 겉치레 덕담은 하겠지만 기조를 바꾸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반응과 2차회담의 성사 여부는 전적으로 향후 북한의 태도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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