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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의료 관광의 새 개념 ‘메디페리’를 아시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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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남봉현 인천항만공사 사장

남봉현 인천항만공사 사장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얼어 붙었던 한·중간 관계가 해빙 모드로 접어들고 있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 발표에 의하면 올해 3~7월 5개월간 약 333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 관광을 포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인 관광객의 1인당 한국 관광 평균 지출액인 1956달러를 적용하면 중국인의 한국 관광 포기로 인한 관광 손실액은 약 7조6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를 반영하듯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 상반기 여행수지 적자가 77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2억4000만 달러나 증가했다.

인천항도 중국 사드보복의 직격탄을 피해갈 수 없었다. 인천항은 중국을 바닷길로 연결하는 국제카페리 여객선 10척이 운항하고 있다. 올 10월 기준 국제여객이 전년 동기의 78만명보다 36%가 감소한 50만명이다. 이는 최근 5년간 최저치다.

이번 사드 위기를 계기로 쇼핑 위주의 중국발 싸구려 한국 여행상품에 대한 근본적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향후에 대외변수에 의해 우리나라 관광산업이 모래성처럼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기존 중국인의 관광패턴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개별 관광객 비중이 상대적으로 증가하면서 맞춤형 관광상품 개발이 한창이다.

특히 중국 의료서비스 수요가 급성장 하면서 의료관광과 같은 테마형 여행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의료관광은 의료와 관광 서비스를 합친 개념이다. 최근 인천항만공사, 인천관광공사, 선사 및 관내 의료기관과 합동으로 의료관광과 국제카페리여객선을 접목한 메디페리(Medical과 Ferry의 합성어)라는 새로운 개념의 관광상품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중국관광객이 국제카페리를 통해 인천항에 입항하면 건강검진, 한방, 성형, 피부과, 치과 등 다양한 고객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받는 개념이다. 관광객의 입장에서는 국제카페리 티켓을 구매하면 복잡한 예약과정 없이 저렴하고 편리하게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올 7월 중국 현지에서 여행사 초청 ‘메디페리’ 홍보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어서 지난 10월 30일부터 11월 3일까지 5일간의 일정으로 중국측 여행상품 기획사 대표 20여명으로 구성된 ‘메디페리 팸투어단’을 초청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일부 여행사 대표는 중국내 메디페리 판매독점권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달 말에도 2차 메디페리 팸투어단이 인천을 방문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메디페리’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돼 인천항 국제여객 증가는 물론 지역 경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중 관계 해빙으로 인해 모처럼 불어운 훈풍을 반기기만 할 것이 아니라, 이를 창의적으로 활용해 침체된 관광 산업을 조기에 활성화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남봉현 인천항만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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