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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두번째 정진석 추기경 … 옴니버스 옴니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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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옴니버스 옴니아!'

정진석(75)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이 사목의 지표로 삼은 성 바오로의 말씀이다.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 주겠다는 헌신의 자세다. 그는 성인의 말씀처럼 조용히 헌신하고 봉사하는 삶을 살아왔다. 북한 주민들을 위해 국수공장을 지었고, 태어나지 않는 생명을 지키기 위해 낙태와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반대했다. 성직에 들어선 지 45년, 서울대교구장으로 한국 천주교회를 대표해온 지 8년, 마침내 교황이 그의 이름을 외쳤다.

"한국의 정진석 추기경."

22일 낮 12시 이탈리아 로마 교황청의 알현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라틴어로 15명의 새 추기경 이름을 공표했다. 8000여 명의 참배객 가운데 앞자리에 있던 한국 삼소회(三素會) 소속 수녀.비구니.원불교 교무 등 여성 성직자들이 한국인 추기경 탄생에 환호를 질렀다. 스님과 교무가 수녀와 나란히 기뻐하자 옆에 있던 이탈리아 외교관들이 박수로 축하해줬다.

37년 만에 탄생한 한국인 추기경이다. 지금까진 김수환(84) 추기경이 최초이자 유일한 추기경이었다. 김 추기경은 1998년 서울대교구장 자리에서 은퇴했다. 이후 한국 천주교계는 계속 교황청에 새 추기경 임명을 요청해 왔다. 8년 만에 교계의 숙원이 풀렸다. 정 추기경은 22일 "새 추기경의 탄생은 천주교뿐만 아니라 온 국민과 정부가 적극 밀어주신 덕분"이라며 "최선을 다해 여러분의 성원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로마=서정민 특파원.박정호 기자, 사진=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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