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 효과 … 김현수·오승환·박병호도 짐 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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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던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이 속속 귀국행 비행기에 오를 분위기다.

빅리거서 돌아온 황재균, FA 대박 #MLB 잔류 힘든 선수들 유턴 고려 #원래 소속팀 복귀 조건이 걸림돌

귀국 행렬의 시작은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던 내야수 황재균(30)이 장식했다. 황재균은 13일 kt 위즈와 4년 총액 88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했다. 메이저리그 기록은 18경기 출전, 타율 0.154·1홈런·5타점으로 초라하지만, ‘빅리그 프리미엄’을 봤다. MLB 트레이드 루머스(MLBTR)는 황재균의 FA 계약에 대해 "황재균이 내년에도 미국에 남았다면 절대 이 정도 규모의 계약은 따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현수. [AP=연합뉴스]

김현수. [AP=연합뉴스]

빅리그에서 부진했던 선수들에게 황재균 사례는 참고자료다. 복귀가 유력한 또 다른 선수는 외야수 김현수(29)다. 김현수는 2016년부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뛰었다. 지난해엔 비교적 선전했지만, 올해는 부진했다. 김현수는 “미국에 남고 싶지만, 뜻대로 안 될 수도 있다”며 국내 유턴 가능성을 열어뒀다. FA 신분이라 10개 구단 어디든 갈 수 있다. 친정 두산 베어스가 잡을지 미지수다. 민병헌(두산)도 FA라 외야수 2명에게 거액을 쓰기는 어렵다. 김현수는 일본 구단과의 계약 가능성도 열려있다. 하지만 장타력이 부족해 가능성이 낮다. 교타자가 즐비한 일본은 외국인 선수는 장타자를 선호하는 편이다.

오승환

오승환

FA인 투수 오승환(35)은 나이 탓에 미국에선 대형 계약은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입단해 76경기에 등판, 6승(4패)·14홀드·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올해는 62경기에서 1승(6패)·7홀드·20세이브, 평균자책점 4.10이다. 오승환의 복귀에는 몇 가지 제약이 있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나갔기 때문에 전 소속팀인 삼성 라이온즈로 복귀해야 한다. 삼성은 최근 FA 시장에서 투자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해외 원정도박과 관련해 7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아야 한다.

박병호. [연합뉴스]

박병호. [연합뉴스]

내야수 박병호(31)는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 기간이 2년 남았지만, 최근 국내 복귀를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병호는 올해 미네소타 산하 트리플A 팀인 로체스터에서 뛰면서 타율 0.253, 홈런 14개로 부진했다. 빅리그는 밟지도 못했다. 역시 포스팅 시스템으로 나간 박병호도 넥센 히어로즈로 돌아와야 한다. 넥센 관계자는 “자금 사정 때문에 박병호의 잔여 연봉(2년 70억원)을 보전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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