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홍대 버스킹 머리채남에게 당한 여성입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홍대 버스킹 머리채남. [사진 유튜브 영상 캡처]

홍대 버스킹 머리채남. [사진 유튜브 영상 캡처]

홍대 버스킹 공연을 하던 댄스팀에게 머리채를 잡혔다고 주장하는 여성이 인터넷에 글을 올리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난 12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홍대 거리에서 댄스 공연을 하던 한 남성이 한 여성 관객을 끌어내 머리채를 잡고 위아래를 흔드는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은 '지나치다'는 지적과 함께 SNS 등에서 비판 여론이 일었다. '#홍대머리채남' 등과 같은 해시태그(검색이 용이하도록 단어 앞에 #을 붙이는 방식)도 이어졌다. 이 남성은 댄스팀 '하람꾼' 리더 임모(36)씨로 밝혀졌다.

온라인에서 논란이 일자 자신을 '홍대 버스킹에서 머리채 잡힌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은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고 사건 정황을 설명했다.

그는 "6월 18일 홍대 거리에서 버스킹하는 팀을 보게 됐고 앞뒤 상황 없이 갑작스레 머리채를 잡혔다"며 "협의가 끝난 상황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또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저지하지도 못했고 빈혈이 심해 어지러움을 견디지 못한 끝에 이리저리 끌려다니다 옆에 있던 스피커까지 쓰러트렸다"고 주장했다.

이 네티즌은 공연 내내 너무 어지러워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신을 차리고 보니 큰 웃음거리가 됐고, 머리채를 잡고 흔들던 남성은 '왜 갑자기 몸에 힘을 푸냐'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 네티즌은 수치심을 느꼈던 상황이었지만 신고는 하지 않고 넘어갔다고 했다. 그러다 뒤늦게 온라인에서 논란이 인 것을 알았다.

이 네티즌은 "머리채를 잡았던 남성을 똑똑히 기억해 사과 및 피드백을 요구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면서 "이 남성은 '마녀사냥이다' '해프닝이다' '머리 잡힌 여자는 이 일이 이슈화하면 얼굴 어떻게 들고 다니려고 일을 크게 벌이냐' 등과 같은 말을 자신이 진행하는 인터넷 개인 방송에서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남성은 잘못한 게 없으니 사과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방송에서 말했다. 퍼포먼스를 가장한 폭행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한다"며 "아직 아무런 사과도 공연에 대한 피드백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임씨는 하루 만에 사과문을 게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머리를 다치지 않게 감싸고 함께 춤춘다고 생각했다"며 "그동안 많은 분이 즐거워했던 퍼포먼스였기에 항상 해왔던 방식으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후 사과문을 삭제했다.

임씨는 13일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댄스 공연을 하다 보면 관객과의 스킨십이 자주 있다. 주변 관객의 참여를 독려하는 콘셉트였다. 분위기를 띄우려다 보니 (그런 행동을) 그랬다"고 해명했다.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 "하다 보면 과할 때가 있고 과할 때가 있으면 당연히 사과한다"며 "정말로 문제가 있었다면 공연이 진행됐을 리 없다"고 답했다. 그는 "당사자가 기분이 나빴다면 당연히 사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