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당 650만원’ 엑소ㆍ방탄소년단ㆍ워너원 콘서트 앞둔 티켓 거래 사이트 상황

중앙일보

입력

연말을 앞두고 인기 아이돌들의 콘서트가 연이어 열리는 가운데, 암표상들에 대한 팬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티켓 양도 사이트에서 공연 티켓값에 프리미엄이 붙으면서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는 글과 함께 사진 한장이 공개되었다.

사진을 보면 엑소·방탄소년단·워너원 등 인기 아이돌 그룹의 티켓값이 원래의 가격보다 평균적으로 5배 이상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무대와 가까운 좌석의 경우 가격이 수백만 원대까지 치솟는다고 한다. 가수에 대한 팬들의 사랑을 이용해 보지도 않을 콘서트 티켓을 여러 장 구매해서 다시 판매하는 '암표상'들 때문이다.

이에 팬들 사이에서는 "정작 가수를 사랑하는 팬들은 못 간다"며 아쉬움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온라인커뮤니티에 공유되고 있는 한 티켓 판매 사이트의 티켓 가격 상황

온라인커뮤니티에 공유되고 있는 한 티켓 판매 사이트의 티켓 가격 상황

사실 티켓 판매처에서는 "지정 예매처를 통하지 않은 입장권 전매·위조·양도·구매대행 등의 위법행위는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불법적인 경로 혹은 불법적인 시스템을 통해 티켓을 구매할 경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불법으로 콘서트 티켓이 유통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 팬들은 우선 내부적으로도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며 프리미엄을 더 얹어주고서라도 가려고 하려는 행태를 지적했다. 암표상으로부터 팬들이 표를 구매하지 않으면 자연스레 암표상들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팬들 개개인의 노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지난 10월 28일에는 "문화·예술·체육 쪽 암표 관련 법을 만들어 주셨으면 합니다"라는 청와대 청원글도 올라왔다. 해당 청원글에서는 가수의 콘서트 티켓뿐만 아니라 야구 티켓·평창 D-100 기념 콘서트 티켓 등 다양한 영역에서 암표로 인한 피해가 심각함을 지적했다. 11월 14일 오전 9시 기준 해당 청원에는 2만명가량이 참여했다.

[사진 청와대 홈페이지]

[사진 청와대 홈페이지]

팬들은 "물론 암표상으로부터 표를 구매하지 않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수요가 너무 많다"며 "한명당 표 1~2장 정도로 구매에 상한선을 두고 신분증 검사·얼굴 대조만 확실히 해도 암표상으로 인한 문제가 확연히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기획사와 티켓 판매 사이트 등에서 "실제 콘서트를 보고 싶어하는 팬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더 세심한 신경을 써야 한다"는 요구도 있었다.

이외에도 댓글난에는 "정작 열심히 일하는 가수보다 중간에서 시장질서를 왜곡하는 사람들이 돈을 번다" "팬들은 가수를 보고 싶어도 표가 없어서 못 간다" "암표상 때문에 좋아하는 가수를 보기 위해 몇배의 웃돈을 얹어주어야 한다" 등 불만을 토로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줄줄이 이어졌다.

정우영 인턴기자 chung.w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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