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이 내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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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슬린 코리건이 주장하는 문제의 2003년 사진. 로슬린 코리건과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 어머니 사리 영(왼쪽부터). [타임 홈페이지]

로슬린 코리건이 주장하는 문제의 2003년 사진. 로슬린 코리건과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 어머니 사리 영(왼쪽부터). [타임 홈페이지]

미국의 제41대 대통령인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 전 대통령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성의 폭로가 또 나왔다. 이 여성의 폭로로 아버지 부시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6명으로 늘어났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로슬린코리건의 사연을 통해 부시 전 대통령의 성비위를 들췄다. 코리건이 16살이던 2003년 그는 텍사스주 우들랜드에 있는 미중앙정보국(CIA) 사무실에서 부시 전 대통령과 만나 사진을 찍었는데, 사진을 찍는 순간 부시 전 대통령의 그의 엉덩이를 움켜쥐었다는 주장이다. 부시 전 대통령은 1976년부터 다음해까지 CIA 국장으로 지낸 바 있다.

코리건이 CIA 사무실에서 부시 전 대통령과 만나 사진을 찍은 것은 그의 아버지가 근무했던 곳이었기 때문이다. 부시 전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재임한 시기는 1989년부터 1993년까지였으니, 사진을 찍을 당시는 퇴임 후 10여년이 지난 후다. 또 공교롭게도 당시 미국 대통령은 부시 전 대통령의 아들인 조지 워커 부시였다.

16세 당시 정치지망생이었다는 코리건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원, 투, 쓰리 하면서 사진 촬영을 하는데 부시 전 대통령의 손이 내 엉덩이 쪽으로 내려오더니 움켜쥐었다"며 "사진을 찍는데 너무 놀라 입이 벌어질 정도였다"고 밝혔다.

이어서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라고 하면서 함께 있던 엄마를 쳐다봤는데 그땐 아무것도 말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코리건은 최근 부시 전 대통령의 성추행 논란이 연이어 제기되자 용기를 내 가족과 친구들에게 당시 사건을 털어놓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미국 등 해외에서는 거물급 남성 정치인이나 사업가, 영화배우 등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폭로가 잇따르고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의 경우 영국 출신 소설가 크리스티나 베이커 클라인, 여배우 헤더 린드 등이 함께 사진을 찍을 때 그가 성추행했다고 주장하며 파문이 확산했다.

이에 부시 전 대통령은 "악의 없이 토닥거린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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