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박정희 탄생100돌 기념식, 친박단체 집결해 충돌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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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38주기 추도식이 지난달 26일 오전 경북 구미시 상모동 생가에 열렸다. 생가 추모관에서 추모제가 열려 헌관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날 500여명의 시민이 추도식이 열린 박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았다. 구미=프리랜서 공정식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38주기 추도식이 지난달 26일 오전 경북 구미시 상모동 생가에 열렸다. 생가 추모관에서 추모제가 열려 헌관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날 500여명의 시민이 추도식이 열린 박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았다. 구미=프리랜서 공정식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그가 태어난 경북 구미시에선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주간'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 13일까지 9개 행사가 진행됐거나 진행 중이다.

14일 오전 박정희 생가서 숭모제·기념식 잇따라 열려 #친박단체 300여명 집회 신고…탄핵 무효·석방 외칠듯 #같은 곳에서 '우상화 반대' 시민단체 기자회견도 열려

탄생 100돌 기념일 14일에는 친박 단체가 대규모 집결을 예고한 상태다.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무죄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에선 지역 시민단체가 같은 날 행사장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어서 충돌 가능성도 제기된다. 구미참여연대와 구미YMCA를 비롯한 지역 시민단체들이 이날 오전 박정희 대통령 '우상화'와 역사자료관 건립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어서다.

13일 서울 마포구 박정희대통령기념관에서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주최로 열린 박정희 동상 기증식에서 건립 추진 단체 구성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서울 마포구 박정희대통령기념관에서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주최로 열린 박정희 동상 기증식에서 건립 추진 단체 구성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서울 마포구 박정희대통령기념관에서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주최로 열린 박정희 동상 기증식에서 민족문제연구소 회원들이 건립 반대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서울 마포구 박정희대통령기념관에서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주최로 열린 박정희 동상 기증식에서 민족문제연구소 회원들이 건립 반대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기념주간 첫날인 지난 11일에는 뮤지컬 '독일아리랑' 초청공연과 명사 초청 토론회가, 12일에는 '박정희 대통령 학교 가는 길' 걷기 행사와 시민참여 연극 '박정희, 박정희' 공연이 진행됐다.

이와 함께 박 전 대통령 사진·휘호 전시회와 국민 자유 발언대, '박정희 대통령 흔적 찾아 구미 투어' 행사가 11~13일 사흘간 진행됐다.

12일 오전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앞 주차장에서 ‘박정희 대통령 학교 가는길 걷기 체험’ 행사가 열렸다. 박 전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주간을 맞아 열린 이번 행사에는 3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해 생가~철로변 도시숲~구미초등학교에 이르는 6.5㎞ 구간의 등굣길을 함께 걸으며 그의 업적과 의미를 되새겨보자는 취지로 열렸다. 시민들이 구미초등학교를 향해 걷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12일 오전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앞 주차장에서 ‘박정희 대통령 학교 가는길 걷기 체험’ 행사가 열렸다. 박 전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주간을 맞아 열린 이번 행사에는 3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해 생가~철로변 도시숲~구미초등학교에 이르는 6.5㎞ 구간의 등굣길을 함께 걸으며 그의 업적과 의미를 되새겨보자는 취지로 열렸다. 시민들이 구미초등학교를 향해 걷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박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하루 전인 13일에는 구미시 남통동 호텔금오산에서 1960~70년대 산업화 주역 50여 명을 초청해 이야기를 전해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정재호 민족중흥회장과 좌승희 박정희기념재단 이사장이 특강에 나서 생생한 경험담을 전했다.

이어 이날 오후 7시에는 박정희 대통령 생가 특설무대에서 전야제가 열렸다. 성악·풍물·대중가요 공연이 2시간가량 펼쳐졌다.

기념일 당일인 14일에는 오전 9시30분 박 전 대통령 탄생 100돌 숭모제와 역사자료관 기공식, 탄생 100돌 기념식이 박정희 대통령 생가 일대에서 연이어 개최된다.

같은 날 오후 2시에는 박정희체육관에서 '제18회 대한민국 정수대전'이 열린다. 대한민국 정수대전은 전국 규모의 예술 공모전이다.

경북 구미시 박정희 대통령 생가에 세워져 있는 박 전 대통령 동상. 구미=프리랜서 공정식

경북 구미시 박정희 대통령 생가에 세워져 있는 박 전 대통령 동상. 구미=프리랜서 공정식

한편 기념일 당일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무죄 석방을 촉구하는 친박단체가 대거 박정희 대통령 생가 일대에 집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북애국시민연합 등 친박단체 회원 300여 명이 집회 신고를 한 상태다. 생가 인근 2㎞ 거리 행진도 예정돼 있다.

경북애국시민연합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좌파 정권의 목표는 박정희 시대를 무덤 속에서 끄집어 내어 보수를 말살시키려는 것"이라며 "벌써 곳곳에서 박정희 시대를 적폐로 규정하고 적폐를 청산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구미가 미어터지도록 보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대규모 집결을 예고했다.

반대로 지역 시민단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품을 전시하는 역사자료관 건립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친박단체 집회가 열리는 자리에 기자회견이 함께 열려 충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구미참여연대는 미리 배포한 기자회견문에서 "구미시는 오늘(14일) 박정희를 기념한다는 이유로 '박정희 유물 전시관'을 짓겠다고 한다. 고향 도시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200억원이라는 막대한 세금을 들여 박정희를 기념하겠다는 구미시의 행위를 우리는 용납할 수 없다"며 "오늘 비록 박정희 유물 전시관이 기공하지만 언젠가는 사라져야 할 존재임을 확인하면서 우리는 그날까지 계속 시민들과 함께 싸워나갈 것"이라고 했다.

구미=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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