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타민] "아들아, 철 좀 들어라" 부모가 고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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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아들이 노부모의 신고로 철창 신세를 지게 됐습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김모(70)씨 부부는 지난해 12월 말 아들(36)과 돈 문제로 승강이를 벌였습니다. 아들은 "돈을 달라"고 졸랐지만 김씨 부부는 선뜻 내줄 수가 없어서였죠. 수년째 변변한 직업 없이 술과 도박에 빠져 있는 아들의 버릇이 점점 나빠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답니다. 그러나 아들은 부모가 돈을 주지 않자 집안에 있던 1800만원짜리 금시계를 훔쳐 달아났습니다.

결국 70대 노부모는 고심 끝에 지난달 "철없는 우리 애 버릇 좀 고쳐 달라"며 아들을 서울 송파경찰서에 고소했습니다.

김씨의 어머니는 경찰에서 "흉기를 들고 들어온 아들이 넥타이로 내 양손과 발을 묶고 테이프로 입까지 막은 채 돈이 들어있는 금고를 열려다 뜻대로 되지 않자 금시계를 가져 갔다"고 말했습니다. "아들이 그동안 생활비 명목으로 가져간 돈만 1억5000만원이 넘는다"며 울먹였습니다. 경찰은 최근 경기도 일산의 한 PC방에서 아들을 긴급체포한 뒤 구속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부모의 물건을 훔친 김씨도 세 아들을 둔 아버지라고 합니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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