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승부사의 마지막 기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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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16강전> ●커제 9단 ○안성준 8단

5보(72~92)=안성준 8단은 내년 초 입대를 앞두고 있다. 앳돼 보이는 얼굴이지만 내년이면 스물여덟살이 된다. 이제까지 입대를 미뤄왔지만 더는 힘들다. 프로기사들은 입대를 가능하면 늦추는 경우가 많다. 20대 초·중반이 승부사로서 전성기이기 때문이다. 다른 스포츠 종목 선수들과 사이클이 비슷하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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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준 8단은 "군대 가기 전 삼성화재배는 내가 타이틀을 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욕심이 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제대하고 나면 내리막길을 걷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30대 이후에도 승부사로 활약하고 있는 선수는 이세돌(34)·박영훈(32) 9단 정도가 전부다. 물론 이들도 전성기 때와 비교하면 칼날이 무뎌진 게 사실이다. 20대 초·중반에 실력 발휘를 해서 승부를 봐야하는 게 프로기사의 숙명이다.

참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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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이 택한 전략의 요충지는 좌변. 72로 과감히 좌하귀를 버리니, 흑은 좌하귀를 잡지 않을 이유가 없다. 73으로 치중했다. 백은 74로 이었는데 이는 좌하귀를 살리려는 게 아니라, 최대한 팻감이 많이 나오는 '팻감 공장'을 짓겠다는 의도다. 흑은 75, 77로 밀어간 다음 79로 젖혔다. 더이상 좌하귀 백을 방치하면 '참고도' 백1, 3으로 좌하귀 백이 살아버린다. 이후 수순은 패싸움을 위한 상호 공방. (92…△)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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