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6시께(현지시간) 7박8일 동남아시아 순방의 첫 일정으로 인도네시아(인니)를 방문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인니 방문은 취임 후 다섯번째 순방이자 첫 국빈방문이다.
인니 ‘하타 공항’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트리아완 인니 창조경제위원장(장관급)과 우마르 주한 인니대사 내외 등의 영접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인니 방문의 첫 일정으로 자카르타 물리아 호텔에서 인니 동포 300여명과의 동포 간담회를 개최했다. 한국과 인연이 있는 인니인 23명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저의 첫 국빈방문으로 인도네시아를 찾았다”라며 “대한민국의 외교 지평을 확대해야 한다고 늘 강조해왔다. 주변 4대국을 넘어 우리의 시야를 넓혀야 대륙과 해양을 잇는 교량국가로 지정학적 이점을 살려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첫 인니 '국빈방문'으로 동남아 순방 #"아세안과의 관계를 주변 4강국 수준으로 격상" #'신남방정책' 등 문재인 대통령 구상 밝힐 예정
문 대통령은 실제로 지난 5월 박원순 서울시장을 아세안(ASEAN) 특사로 인니에 파견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끝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도 “균형외교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우리 외교의 지평을 넓히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도 “역대 최초 아세안 특사단의 자카르타 방문으로 동포 여러분도 기대를 많이 하고 계시죠”라며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세안과의 교류ㆍ협력 관계를 4대국 수준으로 격상시키고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인니는 아세안 회원국 중 최대국가다.
문 대통령은 인니와의 교역 확대를 강조했다. 그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우리 기업이 3000여개에 이르고 있다”며 “특히 방산 분야 협력이 활발히 이뤄져, 인도네시아는 잠수함과 차세대 전투기를 공동 개발하는 유일한 나라”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부터 사흘간 인니의 수도 자카르타에 머문다. 9일에는 자카르타에서 60㎞ 떨어진 보고르 대통령궁에서의 공식 환영식을 시작으로 조코 위도도 인니 대통령과의 단독ㆍ확대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이 자리에서는 문 대통령이 언급한 방산 인프라, 경제 통상 관련 협의를 통해 정부와 민간 등 10여개 양해각서(MOU)가 채결된다. 결과는 양국 정상의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설명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인도네시아 오는 길에 좋은 일이 있었다”며 원고에 없던 말을 꺼냈다. 그는 “어제 우리 원양어선이 남태평양에서 선박 화재로 스티로폼 땟목에 표류하던 인도네시아 선원 10명과 중국인 1명을 등 11명을 구조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아주 잘 될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앞서 에너지ㆍ유통ㆍ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양국 대표 기업인 20여명이 참석하는 라운드 테이블 논의에 이어, 양국 정부 및 기업인 300여명이 참석해 진행되는 포럼 본행사에서 신(新)남방정책 구상과 한ㆍ인도네시아 경제협력 방안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