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총격범 우는 아이들 겨냥”...5년 전 정신병원 탈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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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교회 총격범 데빈 패트릭 켈리와 사건이 발생한 서덜랜드 스프링스의 침례교회. [CBS 홈페이지 캡처]

텍사스 교회 총격범 데빈 패트릭 켈리와 사건이 발생한 서덜랜드 스프링스의 침례교회. [CBS 홈페이지 캡처]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남부의 작은 마을에서 무차별 총격사건을 벌인 용의자 데빈 패트릭 켈리가 우는 아이들을 겨냥해 영거리 사격(Point-blank range)을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7일(현지시간) 미국 USA투데이는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진 서덜랜드 스프링스의 침례교회에서 살아남은 이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이같이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생존자 중 한 명인 로잔 솔리스는 당시 교회의 상황을 '모두가 웃으며 노래를 부르는 중간 비극이 발생했다'고 묘사하고 있다. 그는 "폭죽이 터지는 것처럼 '타타타' 소리가 들렸다"며 "모두가 소리치고 몸을 낮춰 숨을 곳을 찾았다. 너무 무서웠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솔리스는 어깨에 총탄을 맞았다. 그와 그의 남편 호아킨 라미레스는 온몸에 피를 뒤집어쓰고 동료 교인들이 총에 맞아 쓰러지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총탄은 교회 밖에서 안으로 날아들어 왔다는 게 생존자들의 증언이다.

증언에 따르면 그날 오전 총격범 켈리는 한 차례 총격을 퍼붓고는 잠시 멈추더니 사람들이 상황을 파악하는 동안 "다 죽어라"라고 소리치며 다시 총격을 가했다. 교회를 빠져나와 경찰에 신고를 한 사람도 솔리스의 남편 라미레스였다. 마을 주민들은 총격을 끝내고 자신의 차량에 올라 도주하려는 켈리를 향해 총을 발사했다. 켈리는 범행 직후 교회에서 약 8km쯤 떨어진 곳에서 숨졌다.

이번 사건으로 일요일 오전 교회 예배에 참석한 마을 주민 중 26명이 숨졌다. 희생자 중 절반에 해당하는 12~14명이 아이들이었다. 교회의 목사였던 프랭크 포메로이의 14세 딸 애너벨라도 희생됐다.

숨진 용의자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는 현지 경찰은 그가 미 공군에서 불명예 제대한 군인 출신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특히, 7일(현지시간) 경찰 발표를 인용한 ABC뉴스에 따르면 켈리는 공군에 복무하던 2012년 미 뉴멕시코주 샌타 테레사에 있는 피크 정신건강서비스 병원에서 탈출했다가 경찰에 붙잡힌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켈리를 검거한 엘파소 경찰관 "그가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모두 위협이었다"고 적었다. 켈리는 2012년 말 군사재판에 회부됐고 2014년 공군에서 불명예 제대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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