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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버스 부산·제주 운행 시작 … 충전소가 확대 보급 장애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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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제주 서귀포의 버스업체 동서교통은 지난달 28일 서귀포 남원읍에 동서이브이 센터를 오픈했다. 전기버스 전용 급속충전소가 있는 곳이다. 통합정보센터·정비센터 등을 원스톱으로 갖춘 4200㎡(약 1300평) 규모다. 이 회사는 지난해 전기버스 23대를 도입한 데 이어 지난달 초 36대를 추가했다. 국내 사업자 중 가장 많은 전기버스(59대)를 보유하고 있다. 남훈우 실장은 “도입이 늘어남에 따라 특화된 인프라가 필요하다. 일반 버스에 비해 유지·관리 비용이 더 들어가기 때문에 전기버스 도입을 늘리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내년부터 전국 지자체가 제주도처럼 전기버스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배출가스가 없는 전기차는 친환경 교통수단인 데다 기술이 발달하고 있어 안정성도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간 전기차의 애로사항으로 꼽혔던 충전 인프라 부족 등은 여전히 고민거리다. 노선과 주행거리가 일정한 시내버스는 비교적 제약이 덜하지만 충전 인프라 설치 비용과 공간, 비싼 버스 가격 등의 문제는 단기간에 전기버스를 크게 늘리는 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서울·대전·충북 등도 내년 도입계획 #전기버스, 친환경에 안정성도 개선 #일반 버스보다 구입·유지비는 비싸 #“차고지에 버스 댈 곳도 없는데 … ” #충전설비 비용, 설치 장소도 걸림돌

최근 서울시는 2025년까지 친환경 전기차 10만대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공용 급속충전기와 집중충전소를 권역별로 설치한다는 내용이 골자이지만 버스와 택배 차량 등 상용 차량 전기차 보급을 적극적으로 장려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시내버스의 경우 내년 30대의 전기버스를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김정윤 서울시 버스정책과장은 “전체 시내버스 7400대 중에 3062대가 신형 저상버스고 나머지 4000대가량이 노후해 순차적으로 교체해야 한다”면서 “이 교체 물량 중 일부를 내년부터 전기버스로 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지난해 11월과 지난 2월 두 차례에 걸쳐 전기버스 10대를 도입한 데 이어 오는 12월 중순경 20대를 추가로 도입한다. 이로써 부산에서 운행 중인 시내버스(2500대)의 1.2%를 차지하게 된다. 현재 운행 중인 전기버스는 국내 중소기업인 TGM에서 제작한 것으로 한번 충전으로 최대 180㎞(평균 100㎞)를 운행할 수 있다. 12월 도입되는 전기버스는 현대자동차가 제작한 모델(일렉시티)로 1회 충전(72분 소요)에 최대 309㎞를 주행할 수 있고, 30분 단기 충전으로 170㎞ 주행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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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는 내년에 전기버스 2대를 도입,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충북은 전기자동차 보급 활성화 계획을 수립, 10년간 전기버스 153대를 도입하기로 했다. 전체 시내버스 766대 중 20%에 해당한다. 우선 버스 이용객이 많은 청주시부터 전기버스 7대를 내년에 도입한다. 청주시 오송역~청주공항(28.9㎞) 사이를 오가는 747번 시내버스 노선이다.

지자체들이 앞다퉈 전기버스 도입 계획을 내놓고 있지만 버스 사업자들은 비싼 버스 가격 등을 지적하고 있다. 현대차가 다음 달 부산에 공급하는 일렉시티는 4억원대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5000만원)와 환경부(1억원), 지자체(1억원)의 보조금을 합쳐도 1억원 미만으로 제조가 가능한 일반 버스에 비하면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또 차고지에 따로 충전설비를 만들어야 하는데 일반 승용차용(4000만원)에 비해 버스용은 2배 정도 비싼 개당 8000만원 내외다. 여기에는 보조금이 없다. 익명을 원한 버스업체 관계자는 “차고지 부지가 좁아서 벽돌을 쌓듯 버스를 차곡차곡 주차하는 실정에서 충전설비를 위한 추가 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여의치 않다”면서 “충전설비에 들어가는 돈, 전기버스 정비 인력 확보 등까지 더해지면 무턱대고 전기버스를 도입하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부산·대전·청주=이은지·신진호·최종권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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