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연합군 vs 친박 진검 승부처, 한국당 원내경선 '박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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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동주(吳越同舟)일까, 토사구팽(兎死狗烹)일까.
바른정당 의원 9명이 6일 자유한국당에 입당을 예고한 가운데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탈당과 대선 과정에서 칼을 겨눴던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복당파의 관계를 두고 정가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복당파는 대선 직전 복당한 13명까지 더해 모두 22명이다. 자유한국당의 한 당직자는 7일 “확실한 미래 권력(대권 후보)이 없는 상황에서 다양한 세력이 모인만큼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할 것”이라고 말했다.

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홍준표 당시 경남지사와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홍준표 당시 경남지사와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① 오월동주(吳越同舟):홍 대표·복당파 vs 친박
당장은 홍 대표와 복당파가 전략적 제휴를 맺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친박계가 양측에 날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홍 대표가 바른정당 의원들을 복당시키기 위한 도구로써 ‘친박 청산’이 정치적으로 이용됐다고 주장해왔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해 출당을 추진한다면 김무성 의원도 받아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울주군 당원협의회 소속 당직자들이 7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강길부 국회의원의 자유한국당 복당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울주군 당원협의회 소속 당직자들이 7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강길부 국회의원의 자유한국당 복당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진행 중인 당무감사도 뇌관이다.
당 일각에선 이달 종료되는 당무감사에서 친박 혹은 반홍(反洪) 측 당협위원장이 물갈이 되고, 일부 자리가 복당파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홍 대표는 그간  “당협위원장은 현역의원이 중심이 되는 게 정치적 관행”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따라서 사정 범위에 따라 친박계와 반홍 측이 연합해 홍 대표에 반기를 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당별 국회의원 의석 수

정당별 국회의원 의석 수

정치권 관계자는 “계파가 없어 우군이 절실한 홍 대표와 당내 안착해야 하는 복당파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만큼 연대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② 토사구팽(兎死狗烹): 홍 대표 vs 복당파
복당파의 세력화 여부는 향후 한국당 내 세력구도에 큰 변수다. 복당파는 한국당 의원(116명·9명 복당 기준)의 19%다. 게다가 김무성(6선), 강길부·이군현·주호영(4선), 권성동·김용태·김성태·김재경·박순자·여상규·이진복·홍문표·홍일표(3선) 등 중진 의원이 다수다.

5월 3일 바른정당 탈당 의원들이 정론관에서 탈당을 선언한 뒤 인사하고 있다.왼쪽부터 홍일표,김학용,박성중,여상규,박순자,이군현,홍문표,김재경,김성태,황영철,이진복,권선동,장재원. 오종택 기자

5월 3일 바른정당 탈당 의원들이 정론관에서 탈당을 선언한 뒤 인사하고 있다.왼쪽부터 홍일표,김학용,박성중,여상규,박순자,이군현,홍문표,김재경,김성태,황영철,이진복,권선동,장재원. 오종택 기자

정치권에서는 이들 복당파가 당장은 친박계의 반발 등을 의식해 당분간은 조용히 있겠지만 원내대표 선거 이후에는 정치적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본다. 한국당의 한 초선 의원은 “그동안 초재선 그룹이 구심점이 없고, 대안이 없다보니 홍 대표의 일방통행을 관망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하지만 김무성 의원을 중심으로 복당파가 세력화에 나서면 홍 대표와 부딪힐 수밖에 없다. 친박계가 궤멸되면 그 다음엔 복당파와 홍 대표가 총부리를 겨눌 것”으로 내다봤다.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이 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선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종구, 김영우, 황영철, 김무성, 정양석 의원. [연합뉴스]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이 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선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종구, 김영우, 황영철, 김무성, 정양석 의원.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김무성 의원이 ‘당 통합’을 내걸고 조기에 친박계 일부와 연대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달 말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는 향후 당내 세력 판도를 가늠할 리트머스지가 될 전망이다. 유기준·홍문종(친박계), 김성태(복당파), 나경원(비박), 조경태(중립) 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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