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에 ‘나가라’는 얘기들은 유성엽 “경악스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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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유성엽 의원(왼쪽)과 안철수 대표. 중앙포토, 최승식 기자.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왼쪽)과 안철수 대표. 중앙포토, 최승식 기자.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이 “안철수 대표의 ‘당에 있기가 불편하면 나가라’는 이야기를 듣고 경악했다”며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유 의원은 7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안 대표가 아직은 당을 이끌 만한 자격이 부족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 대표와 유 의원의 신경전은 지난 3일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방문 중 한 안 대표의 발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정부가 이전 정권을 때려잡느라고 정신이 없다. 국가의 미래가 없다”며 “지금 서로 전(前), 전전, 전전전 때려잡느라고 완전히 정신이 없다. 복수하려고 서로 정권을 잡느냐”라고 비판했다.

이에 유 의원은 소속의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방에 “대선에 패배한 사람은 죄인이다. 반성하고 자숙해야 정상”이라며 “같이 경쟁했던 문재인 대통령을 직설적으로 비판해서 개인적으로나 당으로서나 얻을 게 뭐가 있겠느냐. 특히 적폐청산은 당연히 철저하게 하라 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뭐냐”면서 “지금이라도 당의 미래를 위해 중대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안 대표는 이에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저는 적폐청산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적폐청산’이라는 정치 기술을 배척하는 것”이라며 정부 운영능력의 부족을 덮는 수단이 되는 것을 경계하자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정상적인 문제 제기의 범위를 넘었다”며 “모두 함께 가길 바라지만, 응당 가야 할 길을 비정상으로 인식한다면 끝까지 같이 못 할 분이 있더라도 가겠다. 반패권과 중도혁신의 길을 포기할 수 없다”고 사실상 유 의원을 향해 ‘불만이 있다면 나가라’는 뜻을 밝혔다.

유 의원은 그러자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중대한 결단을 내리라는 것에 발끈하셨던 것 같다”며 안 대표의 사퇴를 요구한 것이 아닌 ‘당을 바로 잡고 나가라’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공당의 대표가 현역의원인 당원을 향해 ‘불편하면 나가라’ 이렇게 말하는 것은 여전히 본인이 뭘 잘못 인식하고 있고 어떻게 당을 잘못 이끌어 왔는지 모르고 있는 것”이라며 “경악스러운 일이고 대단히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잘 마무리돼서 우리 국민의당이 제대로 살아남길 기대하고 있다”며 안 대표가 제대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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