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제명 원천무효”…고성 오간 한국당 최고위

중앙일보

입력

6일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 조치를 둘러싸고 고성 속에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우택 원내대표의 발언에 반발하는 강효상 대변인에게 발언을 멈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뉴스1]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우택 원내대표의 발언에 반발하는 강효상 대변인에게 발언을 멈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정우택 원내대표를 비롯한 일부 의원들이 홍준표 대표의 제명 처리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강효상 대변인을 비판하자 강 대변인이 이에 발끈하고 나섰다. 이 자리에선 “박 전 대통령의 제명은 원천 무효”라는 주장도 나왔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지난 최고위에서 박 전 대통령의 제명 처리에 대해서 유감”이라면서 “다시 최고위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변인 또한 (기자에게) 백브리핑(설명)할 때 공정하고 사실대로 할 것을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김태흠 최고위원도 “지난 3일 홍준표 대표가 독단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제명을 결정한 것은 원천 무효”라며 정 원내대표를 거들었다. “이번 결정은 박 전 대통령 출당을 위해 없는 규정을 만들어서 적용한 것”이라고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특히 “대표가 희생양을 만들어 당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홍 대표의 막말이 당의 이미지를 훼손시키고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이 남긴 멍에와 부정적 프레임 못지않게 홍 대표의 막말도 당에 큰 짐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강효상 대변인이 “한 말씀 드리겠다”고 나섰다. 강 대변인은 홍 대표의 만류에도 발언을 이어가며 “(정 원내대표가) 대변인의 공정성 말한 것에 대해 분명히 말하겠다. 사실이 아닌 것을 제가 분명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가 “기본을 알고 이야기하라”며 목소리를 높이자 이재영 최고위원이 “공개발언에서 당을 깨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대해서는 분명히 반대한다”고 제지에 나섰다.

이종혁 최고위원도 “공개회의 석상에서는 당내 내부 문제를 가지고 (갈등)하는 게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김태흠 의원에 대해서도 드릴 말이 많은데 자제하겠다”며 “오늘 논란은 정 원내대표께서 하신 유감 표명으로 종결지어달라”고 말해 소란은 일단락됐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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