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국정원, 다음 포털 토론방 아고라를 직원 글로 여론조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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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의 여론 조작 의혹 등과 관련해 지난달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 수감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지난 9월 26일 오후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별관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오른쪽은 다음 아고라 화면[사진 다음]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의 여론 조작 의혹 등과 관련해 지난달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 수감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지난 9월 26일 오후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별관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오른쪽은 다음 아고라 화면[사진 다음]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 심리전단과 민간인 댓글부대 ‘사이버 외곽팀’(외곽팀)이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에서 여론조작을 한 정황이 전해졌다.

  2일 경향신문은 이명박 정부 국정원이 2011년 2월7일 작성한 ‘1월 중 외곽팀 사이버 활동 평가’ 문건에 “국정원 심리전단 전체 일평균 (토론글) 게재수는 총 3177건으로 아고라 전체 토론글(6340건)의 50%를 점유”라고 적혀 있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국정원이 ‘좌파여론 집결지’로 못 박은 아고라에 외곽팀은 가용역량의 97%를 투입해 하루 평균 2772건(44%)의 글을, 국정원 심리전단은 3개팀을 투입해 하루 평균 405건(6%)의 글을 각각 올렸다.

 문건은 “심리전단은 1월 중 외곽팀(19개팀 3000여명)을 활용, 아고라 토론글의 44%를 점유하는 등 종북세력의 반정부책동 및 여론몰이에 적극 대응”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이 자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외곽팀의 아고라 점유율은 2010년 2월 35%에서 시작해 6월 35%, 8월 43%, 10월 48%로 상승했다.
 문건에는 “심리전단이 주요 이슈별로 실시간 대응토록 외곽팀을 독려한 결과 ‘주요 현안 관련 토론글’ 중 우파 토론글이 76%를 점유했다”며 “최근 6개월째 70% 이상으로 ‘좌티즌’ 압도”라는 글도 적혔다. 또 외곽팀이 2011년 1월 아고라 토론글에 대한 찬반투표에도 하루 평균 1만9043회 참여해 이 부분 우파 점유율도 역대 최고치(45%)를 기록했다고 적혀 있다.

문건은 “외곽팀은 팀별로 특화된 임무에 따라 세금복지, 아덴만 인질구출, 구제역 등 주요 현안에 집중하면서 좌파의 ‘국정 흔들기’ 책동을 제압했다”며 향후 계획으로 “외곽팀 확충·재정비(1분기 내) 등을 통해 4대 포털사이트로 대응영역을 확대해 나가겠음”이라고 밝혔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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