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50㎞로 나는 드론 덕에 삶 달라졌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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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제2회 국제 드론스포츠대회에 참가한 스틸 데이비스(왼쪽)와 렉시 젠슨. [최승식 기자]

제2회 국제 드론스포츠대회에 참가한 스틸 데이비스(왼쪽)와 렉시 젠슨. [최승식 기자]

조그마한 드론이 공중을 자유자재로 비행한다. 관중은 시속 150㎞대로 나는 드론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신나는 댄스음악이 울려 퍼지자, 드론을 조종하는 사람은 더 빠르고 화려한 회전 동작을 펼쳐 보였다. 드론에 자신의 꿈을 실어 날리는 듯했다.

영월 국제드론대회에 뜬 스타 둘 #데이비스 “유튜브에도 올릴 것”

2017 제2회 국제 드론 스포츠 대회가 지난달 29일 영월스포츠파크에서 끝났다. 대회에는 드론 덕분에 인생을 바꾼 두 명의 드론 스포츠계 스타가 함께했다. 유튜브를 통한 ‘드론 스포츠 전도사’ 스틸 데이비스(27·미국)와 여성 레이싱 드론 선수 렉시 잰슨(24·폴란드)이다.

데이비스는 2015년부터 유튜브에 다양한 드론 스포츠 관련 영상을 올리고 있다. 대회 때는 실시간 중계를 하며 직접 해설도 한다. 2014년 처음 드론을 접한 뒤, 드론에 빠져버렸다. 그는 ‘미스터 스틸(Mr. Steele)’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직접 드론을 조립하고 조종한다. 그리고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을 유튜브에 올린다. 31일 현재 구독자가 12만2334명에 이른다. 그는 “이번 대회 내내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소개할 예정”이라며 “하늘도 파랗고, 사람들도 친절하고, 영월의 경치도 대단했다”며 웃었다.

이번 대회 유일한 여성 참가자 잰슨은 여성 레이싱 드론 분야의 선구자다. 스피드레이싱(정해진 코스에서 시간을 겨루는 경기)은 물론 프리스타일(음악에 맞춰 다양한 기술을 겨루는 경기)까지 종목을 가리지 않는, 유럽 드론 스포츠계에선 손에 꼽는 여성선수다. 잰슨은 “드론을 알기 전엔 컴퓨터 게임만 했다. 드론을 하면서 밖에 나가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자 엄마가 좋아한다”고 말했다.

드론 스포츠 선수들은 FPV(first person view·1인칭 시점) 고글을 쓴 채, 드론에 장착된 카메라가 실시간으로 보내는 영상을 보며 드론을 조종한다. 잰슨은 “FPV 고글을 써보라고 추천한다. 공중을 날아다니는, 또 다른 인생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이비스는 “야구·축구 등 다른 스포츠처럼 드론 스포츠도 사람들을 만나고 정보를 공유하는 장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드론 스포츠가 내게 많은 기회를 줬기 때문에 내겐 삶 그 자체”라고 말했다.

영월=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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