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인터뷰] '메소드' 박성웅이 발견한 멜로라는 '신세계'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매거진M] '메소드'(11월 2일 개봉, 방은진 감독)는 누구를 따라가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정서의 영화가 된다. 연기일까, 사랑일까, 미련일까. 그들 각자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

배우 박성웅 / 사진=전소윤(STUDIO706)

배우 박성웅 / 사진=전소윤(STUDIO706)

‘내가 할 수 있을까? 남자와 멜로를?’ 박성웅(44)은 ‘메소드’ 시나리오를 받아들고 잠시 머뭇거렸다. 그리고는 이내 답했다. ‘할 수 있어. 와이 낫?’ 한국영화란 지도에서 그는 줄곧 ‘사나이의 세계’에 서 있었다. ‘신세계’(2012, 박훈정 감독)의 이중구가 변곡점이었고, 이후 많은 영화가 그의 강인함을 탐했다.

어쩌면 속수무책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는 ‘메소드’의 이재하는 박성웅의 신세계였을지 모르겠다. 매 순간 “도전이었다”는 그는 그러나 “배우에게 ‘의외의 배역’은 없다”고 했다. “나에게 선입견이 있는 영화 관계자와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내게도 부드러운 면이 있고 그걸 잘 표현할 수 있다고.”

메소드

메소드

대학로를 주름잡는 정통파 메소드 배우 재하는 자기 일에 철두철미한 인물이다. 그의 공고한 일상은 마성의 청년 영우(오승훈)가 끼어들면서 흔들린다. 박성웅은 들끓는 사랑을 점층적으로 표현하는 게 “무척 재미있었다”고 했다. “처음엔 건방지게 행동하니까 ‘얘 뭐지?’ 그러다가, 진중한 모습을 발견하면서 어느샌가 마음을 내어준 것 같다. 함께 작품을 하면 일주일에 4~5일은 보니까 정이 쌓이기 마련인데, 그러다 결혼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박성웅은 ‘태왕사신기’(2007, MBC)에서 신은정을 만나 결혼했다.)

물론 ‘메소드’의 멜로는 간단치 않다. 사랑인가, 메소드 연기인가. 그 경계에서 영화는 부지런히 줄을 타며 배우란 직업의 아이러니를 탐색한다. 가장 진실된 거짓, 연기의 심연으로 들어가기에 이 영화는 박성웅에게 더 매력적이었다.

박성웅 & 오승훈 & 윤승아 / 사진=전소윤 (STUDIO706)

박성웅 & 오승훈 & 윤승아 / 사진=전소윤 (STUDIO706)

데뷔 20년 차인 그에게 연기란 무엇일까. 그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될 수는 없다”며 “단 1%라도 박성웅과 캐릭터 사이에 공통분모가 있는데, 그걸 찾아서 극대화하는 작업”이라고 했다. 자신이 메소드 배우는 아니라면서도 “‘신세계’ 때는 확실히 이중구로 살았던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박성웅은 이제 대표작 ‘신세계’ 옆에 ‘메소드’를 두려고 한다. “멜로를 찍는 것과 여성 감독과 일해보는 것이 두 가지 소원이었는데 한꺼번에 꿈을 이뤘다”는 것. 제작비 3억원, 출연료 없이 역할을 수락한 그는 합이 잘 맞는 동료들과 “저예산으로도 퀄리티 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으로 도전을 완수했다. 그리고 어느샌가 멜로라는 미지의 땅에 도착했다. 이제 관객이 응답할 일만 남았다.

"시나리오엔 ‘키스를 나눈다’ 밖에 없었다.
그래서 제안을 했다. 재하가 먼저 입을 맞추다  
쑥스러워 멈칫하면 영우가 다가오는 걸로.  
가장 힘든 촬영이었지만 재하가 사랑을 확신하게 되는
그 순간의 감정이 잘 산 것 같다."

박성웅 & 오승훈 & 윤승아 / 사진=전소윤 (STUDIO706)

박성웅 & 오승훈 & 윤승아 / 사진=전소윤 (STUDIO706)

김효은 기자 hyoeun@joongang.co.kr  사진=전소윤 (STUDIO 706)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