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전 총재가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崔圭善.수감 중)씨로부터 20만달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민주당 설훈(薛勳)의원 재판에서 崔씨가 직접 나와 "李전총재에게 돈을 준 적이 없으며, 다른 사실이 와전된 것"이라고 밝혔다.
崔씨는 서울지법 형사23부 심리로 열린 28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李전총재의 방미 때 친분이 있던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을 통해 딕 체니 부통령과의 면담을 성사시키는 데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나 어떤 명목으로도 돈을 준 적은 없다"고 증언했다.
崔씨는 또 "한나라당 윤여준 의원과의 대화 내용을 녹음한 테이프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崔씨는 "李전총재의 방미를 앞두고 나의 주선으로 포스코가 키신저 전 장관을 고문으로 영입하면서 20만달러를 주었는데, 이것이 '20만달러 수수설'로 와전된 것 같다"면서 "다만 이 돈이 딕 체니와 李전총재의 면담 성사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崔씨는 李전총재가 "崔씨를 한차례 스치듯 만난 것 같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李총재와 모두 세차례 만났다"고 말했다.
薛의원은 지난해 4월 李전총재가 2001년 12월 미국 방문 경비로 윤여준 의원을 통해 崔씨 돈 20만달러를 받았으며, 이를 입증할 녹음테이프도 있다고 주장했다가 지난 2월 불구속 기소됐다.
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