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 폐지' 외치던 홍종학, 딸은 국제중 진학시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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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쪼개기 증여' 논란에 휩싸인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가 이번엔 본인의 딸이 국제중에 재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홍 후보자는 과거 여러 차례 '특목고 폐지'를 주장해왔다.

3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벤처중소기업 위원회 소속 윤한홍 의원(자유한국당)에 따르면 홍 후보자의 딸은 현재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청심국제중 1학년에 재학 중이다. 수업료·기숙사비·급식비를 포함한 이 학교의 1인당 납부액은 2014년 기준 1499만원이다. 모든 수업은 영어로 진행하며, 양궁·승마 등의 교양 수업도 편성돼 있다.

홍 후보자는 문재인 후보 선대위 정책본부 부본부장, 국정 기획위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특목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3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외고와 자사고를 반드시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역시 2021년까지 모든 자사고·외고·국제고의 폐지를 주장해왔다. 한마디로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교육정책이 이른바 '특권학교' 폐지란 얘기다.

이는 홍 후보자도 마찬가지다. 홍 후보자는 2011년 열린 교육 토론회에 참석해 "부의 대물림은 교육에서 시작됐다"고 언급했다. 지난 4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본래 목적을 상실하고 입시기관이 돼버린 특목고는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심국제중 전경. [중앙포토]

청심국제중 전경. [중앙포토]

이 때문에 홍 후보자 자녀의 국제중 진학을 두고  "내 자식은 국제중·외고로, 남의 자식은 외고 폐지와 같은 내로남불의 결정체"(윤한홍 의원)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야권은 '청문회까지 갈 것 없다. 자진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홍 후보자 인사는 장고 끝 대단한 악수”라며 “왜 문재인 정부는 야당이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을 골라서 임명을 하는지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역시 “중소기업이나 벤처에 전혀 전문성없는 ‘코드인사’”라며 “부의 세습 대물림을 강하게 비판하던 사람이 스스로 부의 대물림 한복판에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산자위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논란이 이어졌다. 정운천 바른정당 의원은 “홍 후보자가 명문대를 나와야 소양이 있다고 하는데, 어렵게 중소기업 하는 분들 중에서 명문대를 나온 분들이 얼마나 되겠냐”고 꼬집었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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