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불꽃' 평창 성화, 이코노미석 타고 한국 온다

중앙일보

입력

30일 2018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가 그리스 아테네에서 공개한 성화 램프. 조직위는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채화된 성화를 인수한 뒤 이 램프에 담아 오는 1일 귀국할 예정이다. [아테네=연합뉴스]

30일 2018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가 그리스 아테네에서 공개한 성화 램프. 조직위는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채화된 성화를 인수한 뒤 이 램프에 담아 오는 1일 귀국할 예정이다. [아테네=연합뉴스]

 평창올림픽을 빛낼 평화의 불꽃, 성화가 비행기 이코노미석을 타고 국내로 건너온다.

그리스올림픽위원회(HOC)와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는 31일 그리스 아테네의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에서 성화 인수식을 열고 한국에 가져갈 불꽃을 주고 받을 예정이다. 성화를 빛낼 불꽃은 지난 24일 그리스 올림피아의 헤라 신전에서 채화했다. 이후 박지성(36)을 비롯해 505명의 봉송 주자를 거치며 그리스 전역 2129km를 누볐다. 31일 성화 인수식 일정에 맞춰 하루전인 30일 아테네에 도착해 긴 여정을 무사히 마무리했다.

조직위는 HOC로부터 성화를 전달받는 즉시 전용기에 싣고 한국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꺼지지 않는 불꽃'이라는 올림픽 성화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화물칸 대신 특수 제작한 케이스에 담아 기내에 보관하기로 했다. 성화를 위한 좌석은 이코노미석을 배정했다. 소화기 근처, 앞줄이 없고 승무원과 가까운 자리를 골라 나사로 단단히 고정할 예정이다. 조직위는 당초 비즈니스석에 '모시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Let everyone shine(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이라는 대회 슬로건에 맞게 '특별 대우' 없이 전세기에 탄 사람 모두가 성화의 불꽃을 볼 수 있도록 이코노미석을 골랐다.

등산용 램프를 닮은 평창올림픽 성화램프는 다중의 안전장치를 통해 사고 발생 가능성을 원천 봉쇄했다. [아테네=연합뉴스]

등산용 램프를 닮은 평창올림픽 성화램프는 다중의 안전장치를 통해 사고 발생 가능성을 원천 봉쇄했다. [아테네=연합뉴스]

조직위는 혹시 모를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수송 전용 성화 램프를 만들어 30일 공개했다. 높이 483mm, 몸통 지름 140mm에 무게는 2.87㎏이고 상단에 손잡이가 달려 있어 외형은 등산용 램프와 비슷하다. 램프를 담을 케이스는 이보다 큰 높이 565mm, 길이 448mm, 두께 317mm, 무게 10.2㎏으로 제작됐다. 전용기에는 총 4개의 불 붙은 성화 램프가 실린다. 램프 두 개씩 한 세트로 묶어 2개의 세트로 나눠 관리한다.

성화 램프는 강화유리로 제작해 열과 외부 충격을 견딜 수 있도록 했다. 연료는 액체와 고체의 중간 형태인 파라핀 오일을 쓴다. 300ml를 주입하면 최대 52시간 동안 불꽃이 꺼지지 않도록 설계됐다. 조직위는 비행 중 3인 1조로 두 개 팀을 구성해 램프를 철저히 관리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조직위 관계자는 "성화가 국내에 도착한 이후에도 두 번의 비행 코스가 있다"면서 "인천에서 제주, 그리고 제주에서 부산으로 이동할 때도 성화 램프를 이용해 불꽃이 꺼지지 않게 관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4일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 채화식이 열린 그리스 올림피아 헤라신전에서 그리스 여배우인 대사제 카테리나 레후가 성화봉에 불을 붙이고 있다. [아테네=연합뉴스]

지난 24일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 채화식이 열린 그리스 올림피아 헤라신전에서 그리스 여배우인 대사제 카테리나 레후가 성화봉에 불을 붙이고 있다. [아테네=연합뉴스]

등산램프 형태인 성화 램프와 달리 성화봉은 전통 백자 모양을 모티브로 해 만들어졌다. 높이는 평창의 해발고도(700m)에서 착안해 700mm로 만들었다. 흰색은 평창의 눈과 얼음을 상징한다. 4단 격벽으로 설계돼 강풍과 폭우에도 불꽃을 보호할 수 있다. 화약식으로 설계돼 봉송 과정에서 여러 차례 꺼진 것으로 알려진 1988 서울올림픽 성화와 달리 평창 성화는 가스 주입식으로 꺼질 위험이 없다. 아테네=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지난 24일 그리스 올림피아의 헤라 신전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 채화 행사에서 평창올림픽 홍보대사 박지성(36)이 불꽃이 담긴 성화봉을 들고 달리고 있다. 성화봉은 백자의 디자인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올림피아 AFP=연합뉴스]

지난 24일 그리스 올림피아의 헤라 신전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 채화 행사에서 평창올림픽 홍보대사 박지성(36)이 불꽃이 담긴 성화봉을 들고 달리고 있다. 성화봉은 백자의 디자인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올림피아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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