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의 지붕이 곡선인 진짜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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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문화촌 경기도 미금시 민속박물관. [중앙포토]

한옥문화촌 경기도 미금시 민속박물관. [중앙포토]

한옥의 지붕이 자연스러운 곡선의 형태를 가진 과학적인 이유가 밝혀졌다.

[사진 tvN '알쓸신잡2' 방송 캡처]

[사진 tvN '알쓸신잡2' 방송 캡처]

27일 방송된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2’(알쓸신잡)에 새롭게 합류한 건축 박사 유현준 교수는 안동 하회마을을 둘러본 후 “우리나라 지붕 라인은 곡선으로 되어 있다. 처마 끝이 들려있고 이를 ‘추녀’라고 하는데, 추녀가 들린 이유가 무엇일 것 같으냐”고 질문을 던졌다.

보통은 버선코의 끝을 올린 것처럼 우리나라 사람들이 곡선을 좋아하고, 아름다움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유 교수는 아름다운 곡선의 지붕에는 과학적인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tvN '알쓸신잡2' 방송 캡처]

[사진 tvN '알쓸신잡2' 방송 캡처]

한옥의 지붕은 뼈대를 이루는 서까래가 뻗어 나와 처마가 만들어진다. 처마를 밖으로 뺀 이유는 나무기둥이 비를 맞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다.

유 교수는 “여기서부터 우리 전통 건축의 미학이 시작한다”며“나무를 물에 젖지 않게 하는 것이 그것이다. 나무가 젖으면 썩고, 썩으면 집이 무너지니까. 거기서부터 모든 게 시작한다”고 말했다.

[사진 tvN '알쓸신잡2' 방송 캡처]

[사진 tvN '알쓸신잡2' 방송 캡처]

일단 나무기둥을 비에 젖지 않게 하기 위해 처마를 길게 뽑았으나 문제가 생긴다. 네모난 지붕의 코너 부분은 길이가 더 길어지고, 햇빛이 덜 들어오게 된다. 비가 오면 코너의 기둥이 많이 젖는데 처마가 길다 보니 햇빛이 잘 들어오지 않고, 결국 나무가 썩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 힘들게 처마 끝을 들어주는 것이라고 유 교수는 전했다.

[사진 tvN '알쓸신잡2' 방송 캡처]

[사진 tvN '알쓸신잡2' 방송 캡처]

이 때문에 우리나라보다 남쪽에 있는 나라의 추녀는 더 급하게 올라간다. 비가 많이 오니 햇빛을 더 잘 받게 하기 위해 입사각이 급해지는 것이다.

유 교수는 “처마 곡선의 라인이 우리가 가장 아름답다고 자꾸 우기는데 과학적으로 남쪽 지방으로 갈수록 곡선은 점점 급해지고, 위로 가면 평평해진다. 곡선 자체는 기후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가 아름답다고 여기는 디자인의 대부분은 문제 해결을 위해 나온 답”이라고 정의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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