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시구자로 나섰다.
문 대통령은 25일 광주 KIA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KOREA'가 적힌 파란색 국가대표팀 야구 점퍼를 입고 시구자로 마운드 위에 섰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당초 이날 시구자로 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을 예고했다.
이날 장내 아나운서는 김응용 회장의 이름을 먼저 불렀다. 그리고 잠시 뜸을 들인 뒤 문 대통령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자 관중석에서 큰 박수가 쏟아졌다. 문 대통령은 투구 폼을 잡고 힘껏 공을 뿌렸지만 공은 포수 미트까지 날아가지 못하고 떨어졌다.
'야구 명문' 경남중-경남고를 졸업한 문 대통령은 경희대 재학시절 교내 야구팀 주장을 맡는 등 야구에 대한 관심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1988년 고(故) 최동원이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결성을 주도했을 때 법률 자문을 맡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5월 19대 대선 당시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투표 참여 리그 2017' 이벤트를 진행했다. 당시 투표 인증샷을 홈페이지에 올린 뒤 응원하는 야구팀을 선택하면 인증 1위 팀의 연고지에 가서 문 대통령이 시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때 1위가 광주를 연고로 한 KIA였다.
문 대통령은 대선 때 약속을 지켰다. 현직 대통령이 한국시리즈 시구자로 나선 건 이번이 네 번째다.
1994년 LG와 태평양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시구자로 나섰다. 김 전 대통령은 95년 한국시리즈 1차전(롯데-OB)에도 시구자로 마운드에 섰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95년 삼성과 LG의 시즌 개막전까지 포함 총 3차례나 시구를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3년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두산의 한국시리즈 3차전 시구자였다. 박 전 대통령은 태극기를 새긴 글러브를 끼고 마운드에 섰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한국시리즈 시구 경험이 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으로 있던 2003년 SK와 현대의 5차전에 시구자로 나섰다. 2008년 시즌 개막전에서는 시구 일정이 사전에 공개되면서 무산됐다.
대신 이 전 대통령은 2011년 9월 잠실구장에서 가족과 함께 야구를 관람했다. 경기 도중 '키스 타임'때 영부인 김윤옥 여사와 입맞춤을 해 눈길을 끌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 개막전 시구를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7월 올스타전 시구자였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정확한 투구폼으로 포수 미트에 공을 꽂아 박수를 받았다.
광주=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