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료 27만원 탐나서” 낙동강 백골 어린이 사건 범인은 아빠 직장 후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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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낙동강 산호대교 아래서 5세 어린이가 백골 상태로 발견됐다. 범인은 아이의 보육료를 노리고 아이를 납치해 감금했던 아이 아빠의 직장 후배로 밝혀졌다. [중앙포토]

지난 21일 낙동강 산호대교 아래서 5세 어린이가 백골 상태로 발견됐다. 범인은 아이의 보육료를 노리고 아이를 납치해 감금했던 아이 아빠의 직장 후배로 밝혀졌다. [중앙포토]

지난 21일 구미시 낙동강 산호대교 아래서 5세 어린이가 백골 상태로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경북 칠곡 경찰서는 용의자 A(29)씨가 월 27만원의 보육료를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은 A씨를 유기치사 등 혐의로 구속해 수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1년 전인 지난해 10월 2일 같은 세차장에서 일하던 B군의 아버지(37)에게 접근했다.

A씨는 지적 장애를 앓으며 혼자서 아들을 키우는 B군 아버지에게 “애 혼자 키우느라 힘드니 좋은 보육시설에 데려다주자”며 B군을 데려가 구미 한 모텔에 감금했다.

B군 아버지는 A씨를 믿고 6개월 동안 월 27만원의 보육비를 보냈지만, B군은 그사이 숨졌고, A씨는B군의 시신을 내다 버렸다.

약 6개월 후 B군 아버지는 애를 보고 싶다며 어느 보육시설에 맡겼는지 물었지만, A씨는 알려 주지 않았다.

이후 혼자 아이를 찾아다니던 B군 아버지는 지난 10일에서야 아들이 사라졌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지난 17일 A씨를 붙잡아 추궁한 끝에 낙동강 산호대교 아래에 유기한 사실을 확인했다.

B군의 시신은 지난 21일 오후 3시 구미시 낙동강 산호대교 아래에서 백골 상태로 발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B군을 데려온 지 2~3일 만에 갑자기 숨져 시신을 버렸을 뿐 살해하지는 않았다”며 살인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23일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밝혀낼 예정이다.

경찰은 공범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B군 아버지가 지적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이용해 보육비를 뜯어내기 위해 범행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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