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 협상 없다, 핵보유국 인정하라”…북미 평행선 계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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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서 열린 '국제 핵 비확산'회의에서 발표하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 국장[JTBC캡처]

모스크바서 열린 '국제 핵 비확산'회의에서 발표하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 국장[JTBC캡처]

북한이 핵무기를 대상으로 한 협상을 벌일 수 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 국장은 20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 핵 비확산’ 회의에서 “미국은 북한의 핵 지위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국장은 최근 진행된 한미 연합 해상 훈련 등을 핑계로 삼으며 “미국의 혹시 모를 공격을 막기 위해 우리가 핵무기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더욱 굳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과 힘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최종 목적”이라 전했다.

이번 발언으로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를 목표로 내세우는 한·미·일과 ‘비핵화 협상은 없다’는 북한 간 입장차가 재확인됐다.

특히 북한이 이례적으로 한 달 넘게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했지만, 쉽사리 국면을 전환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 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 국장의 발언은 최근 한·미·일 수석대표들이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화를 압박한 상황에 대한 대응”이라며 “북한이 대화를 거부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조건 없는 대화를 하자는 뜻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서로 간 신뢰가 없는 만큼 중재자가 필요한데 러시아가 그 역할을 했을 것이고 최 국장이 모스크바에서 러시아와 어떤 중재안을 얘기할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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