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근절' 하나 살게요"…치안정책 살 수 있는 쇼핑몰

중앙일보

입력

경찰의 치안 정책을 '구입'할 수 있는 인터넷 쇼핑몰 사이트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국민 정책 제안 플랫폼 '광화문 1번가'를 벤치마킹한 대구경찰청의 '치안 1번가' 사이트 이야기다. 치안 정책을 '구매'하면 해당 정책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알 수 있는 서비스다.

대구경찰청, 치안정책 인터넷 쇼핑몰 '치안 1번가' 개설 #지난달 25일 문 연 직후 현재까지 10만 명 이상 방문해

치안 정책 인터넷 쇼핑몰 '치안 1번가' 메인 화면. [사진 대구경찰청]

치안 정책 인터넷 쇼핑몰 '치안 1번가' 메인 화면. [사진 대구경찰청]

대구경찰청이 만든 이 사이트는 지난달 25일 문을 열었다. 운영 한 달이 안됐지만 방문객이 10만 명을 넘었다. '판매'한 치안 정책도 3만 건 이상이다.

'치안 1번가'에서 판매하는 치안 정책 상품은 ①스토킹·데이트 폭력 현장조치 강화 ②성범죄 근절 ③가정폭력 근절 ④여성범죄 안전환경 조성 ⑤사이버 음란물 엄정 대응 ⑥학교폭력·아동범죄 예방 ⑦청소년 선도·지원 ⑧아동·치매환자 등 실종 예방 ⑨아동·노인·장애인 학대 근절 등 9가지다.

치안 정책 인터넷 쇼핑몰 '치안 1번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상품 목록. [사진 대구경찰청]

치안 정책 인터넷 쇼핑몰 '치안 1번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상품 목록. [사진 대구경찰청]

9가지 상품들은 아기자기한 그림과 함께 사이트에 나란히 진열돼 있다. 방문객들은 구입하고 싶은 치안 정책 상품을 클릭한 뒤 간략한 상품 정보를 살펴보고 이를 구입할 수 있다. 판매 금액과 배송비는 무료. 주문 가능 수량도 무제한이다. 일반 인터넷 쇼핑몰과 같은 방식이다.

상품을 구입하면 상품은 곧장 개인 이메일로 전송된다. 상품 안에는 상세한 정책 정보가 담겨 있다. 상품을 구입한 방문객은 치안 1번가 사이트에 의견과 제안을 구매후기 형태로 남길 수 있다.

'사이버음란물 엄정대응' 치안 정책을 구매한 김승래씨는 "요즘 사이버 음란물의 경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해외에 본사를 둔 업체들을 통해 많은 청소년들이 접할 수 있어 단속이 힘들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교육이나 캠페인 같은 예방에 더 중점을 두고 정책을 진행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구매후기를 남겼다.

치안 정책 인터넷 쇼핑몰 '치안 1번가'의 구매 페이지. [사진 대구경찰청]

치안 정책 인터넷 쇼핑몰 '치안 1번가'의 구매 페이지. [사진 대구경찰청]

'가정폭력 근절' 정책을 구매한 박영로씨는 "부모에 의한 가정폭력이 아동에게 이뤄지는 경우 부모에 대한 처벌과 피해자인 아동에 대한 장기간의 처우도 간단하지 않다. 가정폭력이 재발할 여지도 적지 않기에 사후 지원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썼다.

김상운 대구경찰청장은 "우리사회가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로 한 발 더 나아가고 사회적 약자 보호 치안정책의 성공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시민들의 적극적인 신고 등 많이 관심과 지지를 보내달라"고 말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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