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차 당대회 앞둔 베이징…삼엄한 도심 통제에 시민 몸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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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17일 베이징 시 전역은 계엄령을 방불케할 정도로 경계수위가 높아졌다.

도시 전체에 계엄령 방불케 하는 경계 수위 #도처에 붉은 플래카드와 오성홍기 걸려 #삼엄한 지하철 보안에 출근길 1시간 지연도

천안문과 당 대회가 열리는 인민대회당을 가로지르는 창안대가 일대는 무장경찰과 보안 푸른 잠바를 입은 자원봉사자만 보일 뿐 인적은 크게 줄었다. 강화된 검문검색에 시민들이 인근 출입을 삼갔고, 베이징 단체 관광객도 보이지 않았다. 전날까지 도착을 완료한 대표단의 예비회의가 열리면서 도심 통제가 이뤄져 도로 정체도 평일보다 심했다.

“초심을 잊지 말고 계속 전진”,  “대단하다 우리 나라”, “공산당이 없으면 신중국도 없다”, “시진핑 총서기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 주위로 단결하자” 등의 붉은 선전 플래카드는 하루가 다르게 수가 늘었다. 간선도로 연변의 건물 옥상에는 새로 게양한 홍기까지 더해지면서 베이징 전 도시가 붉은 색으로 물들었다.

지하철 통제도 강화됐다. 베이징시는 17일부터 모든 지하철 역에서 수하물과 승객 모두에게 공항 수준의 안전검사를 시행하면서 역 밖까지 줄이 길게 늘어져 출퇴근길 대혼란을 겪었다. 베이징 회사원의 출근시간은 평소보다 30~60분 이상 늘어났고 불만도 커졌다. 한 네티즌은 “이미 40분 정도 줄을 섰는데 아직 입구도 보지 못했다”며 “아직도 20분은 더 기다려야 입구를 통과할 것같다”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승객은 “지하철 플랫폼에 들어왔어도 만원이 된 열차가 정차하지 않고 역을 그냥 통과하는 일이 빈번하다”며 “둥즈먼역에서 세 번이나 지하철이 그냥 지나쳤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19차 당대회를 이틀 앞둔 16일 베이징 시내. [AP=연합뉴스]

19차 당대회를 이틀 앞둔 16일 베이징 시내. [AP=연합뉴스]

베이징호텔 등 당 대표단이 묵는 호텔도 삼엄한 보안이 이뤄졌다. 매년 3월 열리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달리 호텔 주변에 무장경찰 초소가 추가로 설치됐고 보안 구역도 확대됐다. 모든 출입자는 신분증 검사를 거치고서야 출입이 가능했다.

클럽과 술집 등 유흥업소도 당대회 기간에 맞춰 16일을 기해 장기 휴업에 돌입했다. 싼리툰(三里屯)의 한 클럽은 “당국의 요청으로 당분간 문을 닫는다”고 SNS를 통해 공지했다. 홍콩 동방일보는 최근 “시진핑 주석이 ‘군인과 경찰은 ‘1급전비’ 태세에 돌입, 대내외적으로 정변과 전쟁을 방지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내외신 취재 열기도 뜨겁다. 이날 오후 인민대회당 금색대청에서 열린 첫 기자회견에는 500여 명의 내외신 기자가 몰렸다. 19대 프레스센터에 따르면 이번 당대회 취재를 위해 134개국 3068명의 기자가 등록했으며 지난 18대에 비해 19.6%가 늘어난 수치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홍콩·대만을 비롯한 외신 기자가 1818명을 차지했다.

당 대회 취재를 위한 다양한 활동과 편의도 제공된다. 16일에는 베이징 남부 다싱(大興) 신공항 건설 현장을 공개했고, 당 대표와 즉석 질의 응답이 이뤄지는 ‘대표 통로’를 비롯해 8차례 국정 분야별 책임자 기자회견도 마련될 예정이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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