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 동해안 타격' ICBM 개발 전까진 대미 외교에 관심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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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자가 "미국 본토의 동해안까지 타격 가능한 장거리 ICBM 기술 개발에 전념 중"이라며 "현재로선, 목적을 달성하기 전까진 미국과의 외교에 관심이 없다"고 못박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CNN 홈페이지]

[사진 CNN 홈페이지]

미국 CNN은 16일(현지시간) 북한 당국자와의 인터뷰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실제 평양을 드나들며 취재를 진행하고 있는 윌 리플리 국제 특파원과 중국 현지에서 대북제재 이행 여부를 취재중인 자카리 코헨 정치 속보 기자, 리차드 로스 선임 국제 기자 등은 북한이 외교를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북한 당국자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외교 접촉을 하기에 앞서 분명한 메시지를 하나 보내고 싶은 것이 있다"며 "북한은 미국의 그 어떤 공격 또는 침략 행위에 대해서도 든든한 방어적·공격적 대응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미국은 외교적 노력을 계속 기울일 것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군사적 옵션'의 여지를 지속적으로 내비쳤다. CNN은 이같은 북한 당국자의 발언에 대해 "미국뿐 아니라 대북외교와 관련해 명확치 않은 메시지를 전해온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심각한 도전(Sobering challenge)"이라고 평가했다.

[사진 CNN 홈페이지]

[사진 CNN 홈페이지]

이 당국자는 또, 다음달 초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기간 핵 실험이나 ICBM 시험발사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신뢰할 만한 ICBM 기술 개발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시 두개의 추가적인 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첫번째는, 이용호 북 외무상이 지난달 UN에서 위협하고 나섰던 '지상 핵실험'이다. 이 외무상은 당시 김정은이 트럼프의 '완전파괴' 발언 이후 전례 없는 규모의 수소 폭탄을 태평양 너머에서 실시하는 것을 고려중이라고 시사한 바 있다. 두번째 추가 조치는 ICBM 시험발사로, 북한 당국자는 CNN에 "미국령 괌 또는 그보다 먼 거리까지 도달 가능한 장거리 ICBM을 시험발사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당국자는 이 두 가지 조치가 트럼프 행정부에 북한이 실질적인 핵 억지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이들 조치가 한미 해군이 16일부터 돌입한 고강도 연합훈련 기간이나 다음달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지역 순방과 겹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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