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철희 “군사 기밀 다루는 전장망을 왜 연예인 동향 보고에 쓰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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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지난달 18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공작 관련 문건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 의원은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댓글조작을 직접 지시하고 보고받았다”고 주장했다. [중앙포토]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지난달 18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공작 관련 문건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 의원은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댓글조작을 직접 지시하고 보고받았다”고 주장했다. [중앙포토]

국군 사이버사령부가 주요 정치인·연예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동향 보고에 한국군 합동지휘통제체계(KJCCS· Korean Joint Command and Control System)를 이용했다.

군단급 이상 설치, 사용자 극소수

KJCCS는 군 내부의 비밀 전산망이다. 군의 전산망은 크게 ▶인터넷망(외부와 연결돼 인터넷 검색 등이 가능) ▶국방망(내부 인트라넷으로 행정문서 송수신에 쓰임. 국방망과 인터넷망 간 메일 송수신 등은 불가능) ▶전장망(훈련 시 군사정보를 주고받으며 전시에는 군사작전·지휘사항을 송수신)으로 나뉜다. 국방부와 합참, 군단급 이상 부대에 설치되는 KJCCS는 작전계획이나 무기운영체계와 관련된 비밀문서를 작성·공유할 수 있어 군에선 ‘비밀 유통 시스템’으로 통한다. 군단급 이하 부대에 개설되는 육군전술지휘정보체계(ATCIS·Army Tactical Command Information System)와 함께 전장망에 속한다.

KJCCS는 현역 군인이 근무 중인 청와대와 국가정보원에도 개설돼 있다. 국무총리실 등 행정부처에는 없다. 사용자가 극소수로 제한돼 있고, 군사기밀을 유통하는 데 쓰여야 하는 정보망이 민간인의 사이버 동향을 분석·보고하는 데 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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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군사작전에 쓰라고 만든 보안 전산망에 왜 과거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었던 문재인 대통령 사진에 대한 반응과 연예인 이효리의 트위터에 대한 분석을 올리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대한민국 군의 임무가 정치인·연예인의 SNS를 뒷조사하는 것인가. 군의 존재 이유를 의심케 하는 행위를 자행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보안 유지가 생명인 KJCCS는 바이러스 침투사고까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중앙일보 10월 11일자 10면> 진영 민주당 의원 입수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월 말까지 KJCCS를 대상으로 모두 14건의 바이러스 감염사고가 있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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