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10일 독립선언” … 스페인, 자치권 중단 카드 만지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8일(현지시간) 카탈루냐의 분리독립에 반대하는 스페인 시민들이 바르셀로나 거리에서 행진하고 있다. 2010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앞줄 왼쪽 셋째)와 스페인 집권당 국민당(PPC)의 유력 정치인 하비에 가르시아 알비올 의원(왼쪽 넷째)도 참석했다. [바르셀로나 EPA=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카탈루냐의 분리독립에 반대하는 스페인 시민들이 바르셀로나 거리에서 행진하고 있다. 2010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앞줄 왼쪽 셋째)와 스페인 집권당 국민당(PPC)의 유력 정치인 하비에 가르시아 알비올 의원(왼쪽 넷째)도 참석했다. [바르셀로나 EPA=연합뉴스]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분리독립 투표를 실시한 스페인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자치 의회에서 분리독립 주민 투표 결과를 논의한 후 오는 10일 독립 선언을 할 것”이라고 예고한 가운데 스페인 중앙정부가 “자치권 중단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긴장 고조 속 수천 명 연일 집회 #양측 대화·협상 촉구 … EU도 가세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현지 언론 엘파이스와의 인터뷰에서 “법이 허용하는 모든 결정이 가능하다”며 카탈루냐의 자치권 중단 카드를 배제하지 않았다.

스페인 헌법 155조에는 ‘자치정부가 헌법이나 법률에 따라 부과된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스페인의 전반적 이익을 침해하려 할 경우 중앙정부가 필요한 모든 수단을 쓸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자치권 정지도 이에 포함된다. 현지 언론은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분리 독립을 선언할 경우 중앙정부가 자치정부 자체를 해산하고 새 내각을 뽑는 선거를 요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페인 헌법 재판소도 카탈루냐 자치의회가 분리독립을 심의·의결하기 위해 9일 소집한 회의를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자치의회는 불복한다는 방침이다. 카를레스 푸지데몬 자치정부 수반은 10일로 예정된 의회 연설에서 독립을 선포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앙정부와 자치정부 간 대화와 협상을 요구하는 수천 명이 연일 집회를 열었다.

분리독립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7일 흰옷을 입고 손에 흰색 페인트를 칠하고 조속한 협상을 촉구했다. 이들은 8일에도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에서 카탈루냐 자치 깃발과 스페인 국기를 동시에 들고 양측에 대화를 요구했다.

스페인 정부 측 관계자인 엔리크 미요 카탈루냐 최고 파견관은 앞서 경찰이 분리독립 주민 투표를 막는 과정에서 시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데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유럽연합(EU) 측도 양측의 대화를 촉구하고 있어 막판 협상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되고 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